매일신문

고유무술 24반무예

우리 민족 고유무술인 24반무예에서는 활시위 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뿐 사뿐 춤사위를 닮은 발놀림을 보노라면 절도있는 군무라는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나 바람을 가르는 파공음과 기합소리, 곧이어 터지는목검의 둔탁한 울림에서 24반무예의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우리 고유의 검술에다 일본과 중국검술의 장점을 모아 만든 실전 무술로서의 진면목인 것이다.일제에 의해 그 맥이 끊겼던 24반무예는 남민전 사건 등에 연루돼 '쌍(쌍)무기수''빗자루 도사'로 유명한광주의 임동규씨가 복원했다. 대구에서는 지난92년 5월 첫 선을 보였다. 임씨의 제자였던 김영호씨(33)가 민족무예도장'경당'을 광주에 이어 두번째로 대구에 차린 것이다. 그 뒤 서울 등 전국 14곳에 경당도장이 생겨났다. 지난 3년간 대구경당에서 24반 무예를 익힌 사람은줄잡아 4백여명. 대학생과 여성수련자들이 많았다. 지금은 일신학원 맞은편에있는 대구시 중구 삼덕동 대구경당도장(426-3562) 50여명을 비롯, 경북대와두류공원에서 모두 80여명이 24반무예를 익히며 땀을 흘리고 있다.24반무예는 창술·봉술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절반 이상은 검술로 돼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목검을 쥐게하지는 않는다. 한달간 권법과 예도에서 뽑아온14가지 검의 기본동작을 익혀야 검을 잡을 수 있다. 이후 두 달정도 검을 잡고기본동작이 숙달되면 석 달뒤부터는 예도24세를 배운다.24반무예를 제대로배우려면 이 예도24세를 확실히 익혀야 한다. 우리 검의 핵심기초이기 때문이다. 이후 우리 검술인 본국검과 왜검을 떼면 유단자격인 수사에 오르게 된다.수사 자격심사를 받으려면 1년가량 걸린다. 물론 최소한 일주일에 3일은 수련하는 것을 전제로 한 기간이다. 수사가 된 뒤에는 보다 전문적인 제독검·쌍수도·쌍검.예도총보·곤봉·기창·월도·협도 등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베기등 보다 정교한기술도 아울러 습득한다.

대구경당의 사범격인 장인수범사보(22)는"처음부터 검을 잡으려하지 말고 기초체력을 다지면서 수련해야 올바른 검자세가 나온다"며 초보자들이 가진 성급한 자세를 지적했다. 김영호관장은 "예도와 본국검으로 대표되는 우리 검은일본검과 중국검의 장점을 흡수하는 한편 우리의 전통풍물박자를 적용한 것이어서내용이 훨씬 풍부하다"며 우리 검의 우수성을 강조했다.24반무예가 우리 전통무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활체육으로도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예술마당'솔'은 25일 김관장을 초청, 우리 검의 우수성에대한 강연과 시범·실습을 가졌다. 또 대구시내 몇몇 중학교와 국교에서도 24반무예에 관심을 보이며강습을 문의하고있다. 한편 경당은 오는 6월중순부터8월15일까지 미주 일대를 돌며 24반무예의 진수를 시범보일 예정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