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JP맞장구…"손잡았나"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사실상 내각제선호입장을 밝혀 정가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26일 한 강연회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대통령중심제만이 통일을 이룩하는데 적합하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면서 "내각제로도 통일을달성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이용희아태재단공보비서는 민주당사에 나타나 "원론적인 얘기일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그의 말속에서는 "내각제도 괜찮지 않느냐"는 뜻이 분명히 내포되어있었다.

정가는 김이사장의 내각제개헌에 대해 자민련의 김종필총재와 민자당내 민정계 일각에서 동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의 강력한 현행제도 고수입장에도 불구하고 내각제개헌 가능성이 높아진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하고 있다. 물론 김대통령의 의중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하지만 총선결과 내각제 개헌파들이 얼마나 차지할 것인가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것 같다.

○…김이사장의 발언은 김대통령이 26일 오후 3시 "남북대치상황에서 강력한대통령중심제가 확고한 본인의 생각이며 임기중 개헌은 없다"고 밝힌 시점과동시에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정면대결인 셈이다.

그의 이같은 내각제 선호입장의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그는 '지역족쇄'속에권력에 접근하는 길은 내각제 개헌 밖에 없다는 인식과 자신이 늘 얘기해온 정치상황의 변화가 여기ㅔ 해당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이다.실제로 측근들은 수시로 김이사장에게 내각제 추진을 건의해왔고 그 포석인지는 몰라도 김이사장도구여권세력의 흡수와 자민련과의 공조등에 대해 대단히 의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의 발언의 시점이 최근 김윤환정무장관등 여권이나 학계에서 개헌주장이쏟아져 나오고 있는 때를 맞췄다는 점에서 여론을 떠보고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었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이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민련등 내각제추종세력들과의 연대의식을 강화시키려는 구상도 있다는 진단이다.○…김종필자민련총재도 27일 대전행사에서 김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화답을 보냈다. 그는 "내각제야말로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을 통해 민주주의를 체질화할 수있는 근원적인 힘을 만들어 낼수 있고 따라서 통일에 대단히효과적"이라면서 "내각제개헌을 위해 김이사장과 손잡을 수 있다"고 언급, 김이사장과의 제휴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영삼대통령의 내각제개헌불가입장재천명에 대해 "내각제가 강한지도력을 갖지못해 통일을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은 내각제를 모르고 하는얘기"라고 반박했다.

○…민자당내에서는 다양한 반응들이다. 계파별로 의원별로 다르다. 그러나민주계는 일단 정계복귀의 몸부림으로 판단하고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일"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이다. 김덕용사무총장은 김이사장이 "서독은 내각제로 통일을 이뤘다"고 주장한데 대해 "동족상잔의 경험이 없는 독일과 남북한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힐난했다.

김윤환정무장관도 자신의 내각제개헌발언등으로인한 파문을 의식, "대통령임기가 몇년씩이나 남았는데 지금 개헌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원론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속마음은 다를것이란 얘기들이다.〈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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