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사의 중심

동일한 식물종에 의한 과밀 생육지의 중심 부분에 공동현상이 나타난다. 그것은 지하 뿌리의 공간 배분에 따른 수분과 영양원의 쟁탈로부터 죽음과 죽음의 경쟁때문이다. '살아 숨쉬는 식물'에게 수분과 영양원소의 분배는 죽느냐사느냐의 생존 열쇠이다. 그러므로 같은 식물종끼리라도 공생 공존을 위한 적당한 공간 간격을 필요로 한다. 이웃을 죽임으로써 집단의 존속, 계통의 번영을 보장받는 호구지책의 결과는 '사의 중심'을 만든다.미국의 대도시 어느 한 모퉁이는 분명 할렘-슬럼가와 같은 도시의 공동화로골치를 앓는다. 사람들은 그 원인을 산업구조의 변화와 중산층의 교외지역 이주라고 왈가왈부한다. 그러나 그곳은 애당초부터 할렘-슬럼가가 아니며, 본디모든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쾌적한 환경의 명당이었다. 뉴욕의 할렘지역은미국 동부의 중심이며, 사람이 살기에 아주 적합한 기후와 풍토를 갖추고 있는최적의 삶터였다. 유럽인들의 북미 개척은 바로 이 지역에서 시작했다. 그들의개척.개발은 곧뉴욕의 노른자위 땅에 대한 투자와 투기였다. 초기의 개척과개발은 그 시대로서도 최신식 건물의 건축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헌 것이 된건물들은 재개발되었다. 그러나 재개발된 새 건물은 또 헌 건물이 되고 마침내보다 쾌적한 삶의 공간인 소위 교외지역에 건축된다. 이렇게 하여 가장 비싼노른자위 땅은 중산층으로 그리고 빈민층의 헐한 땅으로, 마침내는 도시 속의황무지로 전락한다. 100여년 만에 그곳은 마약, 강도, 살인, 강간등의 '사의중심' 도시 공동화가 되고 만다. 그것은 주위 자연과의 조화가 아닌 자연환경의 파괴와 한 종류의 호모사피엔스란 인간과 과밀을 초래하는 소모적 개척과개발에서 기인한다. 도시 개발에는 반드시 충분한 절대 녹지 면적에 의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필요하며, 인간 동물 사회의 경쟁을 완충하면서 공생.공존의 핵이 되는 건전한자연 공원이 필수적이다. 대구에는 그러한 생태적 핵이 너무빈약하다.

〈계명대 전임강사.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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