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참사다. '세계화'를 무색케 하는참으로 한국적인 원시적 사고가 대구시민은 물론 전국민을 아연케 만들었다.광역시 대구를 동에서서로 가로지르는 지하철공사현장 곳곳은 '지금까지는다행히도 폭발하지 않았을 뿐'인 시한폭탄들이 쌓여있었던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지금껏 "아무일도 없지않느냐"고 '안전'을 외쳐왔던 현장들이 얼마나 위험한곳이었나를 새삼 일깨워주는 사고였다. 우리사회 전체에 만연한 안전사고 불감증이 또한번 일을 낸 것이다.
경북대 김덕규교수(전자공학과)는 '시루론'을 들어 "이번 사고는 결국 우리나라의 총체적 역량의 한계"라 표현했다. 그는 "시루의 구멍이 1백개라면 99개를 아무리 꼭꼭 막더라도 물을 채울 수 없다"며 "특히 토목과 건설공사현장의근무자들은 더욱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화도 중요하지만정작 주변의 사소해보이는 것들 하나하나가 안전과 직결되는만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정상철씨(건축사)는 "이젠 우리도 돈이나 공사기간에만 핑계를 대지말고 제반규정을 지켜가면서 공사해야 할 때"라며 서울 성수대교붕괴후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안전수칙을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하매설물의 경우 시설기준이나 설계도면과는 위치나 규격이 다른것들이 있을것"이라며 "도시가스 배관,케이블, 상하수도관등 시설물들의 종합적인 확인과 공사시 이에대한 안전조치가 필히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지점을 통과해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현우씨(37·상인동 화성아파트)는 "날마다 지하철공사구간을 지나면서 아찔한 생각을 갖곤했다"며 "도대체 이렇게안전무방비상태로 공사하고 있는곳이 한국말고 또 어디있겠느냐"고 흥분했다.김씨는 대구지역 지하철공사현장 대부분이 철구조물 복공판이 아무렇게나 아스팔트포장과 연결돼 있고 또 차선과 공사장 안전가림막등 장치들이 위험하게 놓여있다며 불안해했다.
대구시내에는 지하철공사현장 이외에도 수많은 공사현장이 있고 또 아파트와대형빌딩건축을 비롯한 수많은 토목건설공사 현장들이 있다. 전국적으로도 안전에서 완벽한 현장은 어느곳도 없다. 이들 공사장에서의 안전에 대해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때다. 더이상 세계토픽거리가 돼서는 안된다.9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백43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참사도 공직자와 시공사 간부등 몇사람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을 무마하려 들 것이다. 몇사람의 처벌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더없는 다행이다. 그러나언제까지 이런 사고를 당해야 할것인지, 국민들은 언제나 안심하고 다닐수 있을는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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