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대구지하철 도시가스폭발 대참사는 지역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그동안 6월 선거를 준비해온 정치권은 경악과 성토속에 이 사건이 몰고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여권은 사태수습에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반면 야당과 무소속측은 정부의 안전관리능력의 부재를 맹비난하는 성명을일제히 발표하는 동시 6월 선거를 겨냥한 공격의 고삐를 잡아채고 있다.민자당은 사건이 터지자 28일의 달성군지구당 개편대회를 비롯, 29일 경북지사 후보내정자인 이의근전청와대행정수석의 출판기념회, 5월3일 경북지사 후보추천대회 등 모든 일정을 즉각 무기연기했다. 민자당이 엄청난 충격속에 분노한 시민정서가 어떻게 나타날지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28일 달성군지구당 임시대회를 대규모로 열어 지방선거에 대비한 세(세)과시에 나서려던 민자당은 예기치못했던 도시가스폭발사고로 행사를 전면취소하고 망연자실한 표정.
이춘구 대표, 김용태 내무장관, 김윤환 정무장관 등 소속의원 20여명은 이날참담한 사고현장을 둘러보며 "하필이면 대구에서 이런 일이 생기느냐"며 연이어 한숨만 내쉬는 모습.
이대표는 달서구청 사고대책본부에서 박광희 대구부시장으로부터 사고피해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뒤 "사고수습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하며"당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거듭 강조.
이들은 대형도시가스폭발사고로 지역의 반민자정서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그나마 선거 두달전에 사고가 터진게 다행"이라며 자위하기도 했는데주변에서는 "이대표가 이제 오면 뭐하나"하는 한탄이 계속.이날 현장방문은 정호용 최재욱 김한규 유성환 강재섭 의원, 이상득 제2정조위원장, 정필근 재해대책위원장, 강용식 대표비서실장, 박범진 대변인, 노재헌동을지구당 위원장 등이 동행.
…민자당은 지구당전당대회나 대구시장 후보자에 대한 추대대회 등 선거와관련된 당무를 5월6일 이후로 연기하고 사고수습과 재해대책 등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대형참사가터진 최재욱의원은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으며 정호용 대구시지부위원장도"대구시와 집권당이 욕을 먹고 아픔을 같이 하며 민심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밝혔다.
한편 민자당 대구시지부는 28일 지구당 위원장 11명, 시지부부위원장 15명,주요당직자 72명 등 1백명으로 재해대책위원회(위원장 정호용)를 구성하고 피해대책 수립과 지원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민자당 시지부 및 12개 지구당에서 3천5백만원을 모금해 3천만원은 재해대책위원회에 전달하고 5백만원은 영남중학교에 전달, 학부모 및 교직원을 위로했으며 보훈병원과 가야기독병원 등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했다.○…28일 오후 지구당임시대회에서 김석원 조직책을 지구당 위원장으로 선출하려던 민자당 달성군 지구당은 "초상분위기속에서 잔치를 치를수 없다"며행사를 연기했으나 침통한 표정.
달성군 지구당은 이날 오전 대회 연기 소식을 당원들에게 서둘러 연락했으나일부 당원들은 미처 연락을 못받고 행사장인 군민체육관에 들렀다가 힘없이 돌아가기도.
달성군 지구당은 임시대회를 5월9일쯤 개최키로 잠정 결정했으나 사고수습과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으로 사고 수습 지원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키 위해 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부산한 모습.
○…28일 오후 사건현장에 급히 내려온 민주당이기택총재는 "이번 사고는현정부의 국가관리 능력부재가 빚은 인재"라며 "나라전체가 위에서 아무리 지시해도 밑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동맥경화증에 걸려있다"고 복지부동을 개탄.이총재의 사고현장 방문에는 김근태부총재 김태식사무총장 강창성 의원 등10여명이 동행하고 민주당 대구시지부 당직자 대부분이 수행해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을 반영.
사건현장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달서갑지구당 이상섭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기관장들이 대거 사퇴한데 따른 행정공백의 표본"이라고 비난.
이총재는 이어 불교병원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는데 일부 유가족들이 "정치를 이따위로 해놓고 얼굴 내밀려고 왔느냐"며 욕설을 섞어가며 항의해 곤욕을 치렀다.
이총재는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온뒤 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달서구청에 들러박광희 대구부시장에게 "사체처리가 엉망이어서 유족들이 불만이다. 신속하고성의있는 수습을 하라"고 당부하고 현장방문 1시간만에 공항으로 직행.○…신민당은 대구가스폭발사고에 대해 "김영삼정권의 총체적 난국의 일면을여지없이 보여준 사건"이라며 현정부를 비판한뒤 박구일의원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
김복동대표를 비롯한 진상조사단 20여명은 28일 달서구청 사고대책본부를 방문해 상황보고를 받고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부탁한뒤 병원에 들러사망자 가족과 부상자들을 위문.
김대표는 "이런 참혹한 사고는 대구 역사이래 없었다. 사고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 표현할 말이 없다"고 한탄한뒤 금일봉을 전달.○…자민련은 28일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정부에 대해 조속한 사고수습을 촉구하고 김종필 총재를 비롯, 구자춘부총재를 단장으로 한 사고조사단 일행이29일 오전 사고 현장을 방문.
자민련은 "현정권은 국정관리능력이 부족한 '사고 공화국'으로 국민의 복리를 제쳐놓고 지방자치선거의 승리에 몰두한 나머지 이같은 대형참사가 일어났다"고 현정부를 강력히 비판한뒤 국민에게 사과하고 조속히 후속조치를 취하라고 촉구.
자민련은 5월1일 개최키로 한 달서을(조직책 김은집)과 서구을 지구당(조직책김종하) 창당대회를 사고 수습이 마무리될때까지 연기.
○…학생들의 사망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영남중고교 출신인 무소속 서훈의원은 "많은 후배들이 이번 참사에서 희생돼 비통함을 감출수 없다"며 "대형사고뒤에 관련자 처벌이나 행정당국의 사과 등 요식행위로는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고 종합대책을 강력히 촉구.
〈정동호·김성규·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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