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 시청거부 서명운동

28일 지하철가스폭발사고이후 복구를 위한 각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돋보이는 가운데 시민단체도 자원봉사단을 만들고 사고해결과정의 지속적인 감시자가될 것을 약속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대구YMCA는 사고후 30여시간만인 29일 오후3시 Y회관에서 사고와 관련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에서 YMCA는 대형사고가 터질때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건을 축소하던 관행이 이같은 엄청난 사건을 유발했다고 강조하고 지위고하를 불문한 철저한 책임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부터 자원봉사단 30여명을 대구의료원과 대구보훈병원,가야기독병원, 불교병원에 파견,피해자상담에 나섰으며 대구보훈병원에 인대파열로 입원중인 예영미양(14.상인여중2년)의 부모가 맞벌이로 간호할 보호자가 없다는 호소에 간호를 자청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또 대구Y는 사고원인분석에서부터 피해자보상, 복구대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 등 사고가 완전해결될때까지 감시자가 되어 모니터를 계속할 것을 결정했다. 또 피해상담창구(255-0218)를 만들어 피해를 접수하고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연결시켜주는 등 상담도 병행하기로 했다.

대구YMCA가 이처럼 독자적으로성명서를 발표하고 발빠른 대응을 보인 것은76년 대구Y역사상 처음으로 엄청난 피해규모와 세계YMCA동맹과 미국Y동맹, 고베Y, 구마모토Y 등 세계각지의 YMCA가 보여준 관심에 자극받았다는 후문.2일 오후7시에는 대구YWCA회관에서 대구경실련 흥사단대구지부 대구YMCA 대구YWCA 등 4개시민단체가 연대해 '사회안전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갖고 후진국형 대형참사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할 계획이다. 도시가스 폭발직후 아수라장속에서도 신속하게 구조작업을 벌인 오렌지색 작업복차림의 대구 서부소방서 119구조대(대장 황윤성.48)의 활약은 시종 돋보였다.

사고접수후 5분만에 현장에 도착, 지하공사장 18m 아래로 내려간 9명의 구조대원들은 재폭발의 위험을 경고한 경찰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부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들과 함께 1백여명의 인명을 구조해 냈다.이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은 직접 부상자를 업고 나오거나 지하철공사장 철골구조물에 몸을 의지한 채 공사장 바닥에 떨어진 부상자들을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구출해 냈다.

사고현장에서 대원들과 구조작업에 나섰던 시민 김영화씨(45.대구시 달서구상인동)는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구조대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지하로 내려가 부상자를 끌어올리고 있었다"고 의로운 순간을 포착했다.그야말로 119구조대원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돌보기보다는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었다.

최형욱 대원(41)은 "복공판이 날아간 철골구조 밑에 부상자가 너무 많아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말이라도 하는 사람에게 먼저 손을 뻗칠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대구시에는 서부,중부소방서에 각각 9명씩의 119구조대원이 있으며 4명이 한팀으로 이뤼져 구난활동을 하고있다.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119구조대원들은 사고가 일어나는 현장마다 가장 먼저 도착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구조해 내는 반면 이들의 활약상은그늘에 가려 노출되지 않고 있으나 용기를 잃지 않고 오늘도 시민들을 위한 일에 소홀함이 없다.

전희주 대원(45)은 "이번의 대형참사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상자를 구조할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원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구조도 늦어졌고 희생자도 늘어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지하철가스폭발사고이후 방송보도 태도에 대해 본사로 강한 비난성전화를 쏟아냈던 대구시민의 여론이 한 시민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와 서명운동에서도확인됐다.

대구시민들은 30일 대구청년YMC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언론통제때문에(68%) 방송보도가 소극적이었다(86%)며 지하철 참사에 대한 방송의 보도태도를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4시30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앞에서 이루어진'사고 지연축소보도관련 KBS시청거부운동'에는 3시간만에 1천5백52명이 서명해시민들의 고조된 불만을 드러냈다.

대구YMCA가 지난달 30일 시민 2백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대형참사발생후 방송사가 정규방송을 진행한데 대해 87%가잘못됐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축소될 것(38%)을 우려했다.

또 정부의 대책마련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라고 응답한 시민은 8%에 그친 반면절반이 넘는 시민(52%)이 정부가 지역적 사건으로 의도적으로 축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성수대교붕괴참사나 오클라호마 테러사건에 비해 방송보도가 적극적이었다는 응답자는 고작 5%에 불과해 '축소지향 보도태도'에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시청거부 및 시청료납부운동에 대해 42.4%가 동참하겠다고 답했으며 항의전화나 항의방문도 불사하겠다는 응답자도 27.3%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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