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친구들아 잘있거라. 나는 못돌아 올길을 가련다' 30일 오전 합동노제가치러진 영남중 교정에서 어머니가 아들을 대신한 마지막 인사 한구절은 학교주변을 삽시간에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일요일 특별 제작된 매일신문호외를 받아든 집집마다에서도 눈시울을 붉히지 않은 이가 없었으리라. ▲갖가지 기막힌통곡의 사연을 안고 이렇게 희생자들은 우리 곁을 떠나갔다. 어제 하루동안 장례가 치러진 시신만 63구. 휴일내내 도심곳곳에서 유난스레 많은 장의차 행렬에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한꺼번에 50여구의 시신이 몰린 화장장은 오늘새벽까지 불을 지폈다고 한다. ▲나머지 37구의 희생자들도 오늘 아니면 내일,신록의 계절 5월이 무색한 땅속에 잠들 것이다. 도시 전체가 장례식장으로 변한 2~3일을, 살아 남은 것만으로도 처연한 자괴감에 젖어있던 시민들은 이제무엇을 해야 하나. 죽은 사람들은 자기 몸을 던져가면서까지 다시는 이런 참변이 없도록 가르침을 주고 있는데 살아남은 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꼽아보면 할일은 무수히 많다.정부에서도 대책발표를 잇달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대책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참사때마다 허둥지둥 급조해낸 것이란 인상을 지울수 없다. 이번 참사만 해도 사고의 직접 원인이 된 대백공사장에서 '도로굴착조정위'만 제대로 운영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시민들은 분개한다. 언제는 대책이 없어 사고가 났느냐는 항변이라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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