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치폭정 해방 연합국에 항복

오는8일 제2차세계대전 패전 5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독일은 여러가지 기념행사로 분주하다. 지난주에도 두개의 강제수용소에서 나치에 희생된 10만 영혼을 추모하는 행사가 있었다.이 행사를 주관한 브란덴부르크 주총리 스톨페는 이 행사에 초대한 2천7백명의 당시 수용자들에게 이 수용소에서 일어난 비극이 망각속에 잊혀지는 일이결코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추모행사자체보다 독일언론들은 5월8일에 대한 연사들의 해석에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방국회의장 리타쥐스무스여사는 최근 패전 50주년을 맞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5월8일이 해방된 날이다 아니다라는 논란자체를 비판했다. 그녀는 종전 50년을 맞이하면서 아직도 '고통과 부정의'를 대립시켜보는 태도는 부끄러운 행위라고 말다. 그녀에 의하면 1945년이후 독일인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음도 또한 아무도 반박할 수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물론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5월8일은 독일인에게 해방이지만 주관적으로는 독일인 각자 스스로가 다르게 느낄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수용소인 작센하우젠 기념식에서 킨켈 외무부장관은 네오나치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호소했고 또 독일에서 다시는 외국인증오, 반유태주의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킨켈이 연설도중 엉뚱하게 이 작센하우젠수용소가 종전후 소련군의 강제수용소로 상용되어 1만3천명의 희생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해 문제를 호도하려한다는 의혹을 받아 일부 관중들로부터 심한야유를 받기도 했다. 또 이 자리서 연방헌법재판소소장 유타 림바하 여사는 나치시절을 독일인에게는 책임이 없는 마치 자연재해와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콜 총리는 노드라인-베스트팔렌주 선거지원유세차 방문한 뒤셀도르프에서 "어느 누구도 5월8일을 일방적으로 규정할 수있는 어떤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5월8일은 나치야만(야만)의 종말이면서 동시에 독일인이 나찌폭정으로부터 해방된 날이다"고 한 다음 "그러나 이날 고향을 잃어버린 수백만의무고한 독일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독일유태인협회 회장 이그나츠 부비스는 베를린의 한 회의에서 5월8일은 경축일도 아니고 기념일도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이날을 독일인이 나치로부터 형식적으로 해방된 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그날로부터 지난 50년간 독일인이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치학자 아르눌프 바아링은 이 날은 다수 독일인에게 있어서 결코 해방의 날이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대다수 독일인은 끝까지 나치를 지지했고 진실로 해방되었다고 볼 수있는 자들이란 당시 정치적 박해자들과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자들 뿐이라는 것이다.

종전 50주년을 맞는 일본의 부전결의안 파동처럼 독일사회도 5월8일에 대한해석을 둘러싼 파동을 겪을 만한 사회라 할 수 있겠다.

〈보훔(독일)·조항구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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