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대구도시가스 폭발사고 발생후 많은 대구 시민들은 방송사가 보여준 보도태도를 두고 호된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32명의 희생자를 낸 성수대교 붕괴사고때와는 극히 대조적인 방송태도를 보인데 대한 불만이었다.1백명이란 엄청난 희생자를 낸 이번 대구도시가스 폭발사고가 서울 사람들눈에는 32명의 희생자를 낸 성수대교 붕괴사고보다 작아 보였는지 아니면 지방사람들이라서 그렇게 해버렸는지 이유는 알수없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대단했다.사고발생 5일째를 맞는 대구시민들은 또한번 의아해지고 있다.정부가 이번 사태를 두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에 만전을 기하고 대구경제에악영향이 없도록 지원을아끼지 않겠다고 대책회의 발표를 거듭해왔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웬지 답답하다. 대통령이 다녀가고 정치인들의 위문발길도 잦았지만 이런것만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랠수 없다는 것이다.

대형참사가 하필이면 대구에서 왜 일어났을까 하는것도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후진국형 사고 발생이 대구라고 예외는 아니라고 모두들 생각한다.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정부나정치권이 이에대한 언급이 없다.

사고발생 날 방송사가 보여준 보도태도나 지금 정부나 정치권이 보여주는 책임행정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나 별로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지방이니까 어물쩍 넘어가자는 것이라면 '중앙사람'은 모두 그런가하는 생각도 든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때는 서울시장이 두번이나 바뀌었고 서해훼리호 사건때는 교통부장관과 해운항만청장이 해임됐다. 또 78명의 희생자가 난 구포열차 전복사고때는 철도청장이 경질된 사례도 있다.

어느 누구를 겨냥하는것은 아니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정부가 천재지변도 아닌 인재에 의한 비극적 참사를 두고 한사람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 국가에 대한국민적 신뢰는 무엇으로 찾을수 있을까.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답답함을 지금쯤은 살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우정구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