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씨 부친은 오년 전에 별세하셨구, 모친과 누이는 그해 이미 주민등록을 서울로 옮겨 갔어요.옮겨간 거주지가 동대문구 휘경동이라 그쪽으로 편지를 냈더니 되돌아 왔어요. 휘경동 동사무소에다 다시 민원을 의뢰해놨어요. 시우씨 모친과 누이를 찾아주려구요"노경주가 주민등록표를 짱구에게 보인다. 짱구가 그것을 들여다 본다."어, 마두 너 칠삼년 생이네. 그럼 나보다 한살, 키유 너보다 두살 위잖아"짱구가 주민등록표와 내 얼굴을 번갈아 본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마두가 그럼 스물셋이게? 스물로 봐두 올려준건데. 그것 뭐 출생신고가 잘못된 것 아냐? 난 영장 받았지만 마두는 군에도 안갔다 왔잖아"기요가 말한다. 짱구로부터 주민등록표를 나꿔챈다. 글자를 읽는다."시우씨의 경우, 마음이 순수하기 때문에 나이보다 어려보인답니다. 정신적발육이 느린 만큼 얼굴 또한 나이를 먹지 않아요"
노경주가 짱구에게 말한다. 구멍가게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그분은 나를 어린아이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어디 갔어?"
나는 짱구와 기요를 번갈아 본다.
"할아버지라니? 무슨 뒷북 치는 소리야?"
기요가 시큰둥 묻는다.
"여기, 구멍가게"
"세상 떴어. 지옥이 만원이라 천당갔을걸. 리시버 꽂은 채"기요가 대답한다."시우씨, 이제부턴 자기 나이를 똑바로 기억하세요. 시우씨는 만 스물둘, 우리나라식으로는 스물셋이에요. 참, 한가지만 기억해요. 스물둘로. 누가 물으면스물두살이라고 말하세요. 고향은 강원도 정석군 북면 유천리 사십일번지예요.본적지와 주민등록번호는 반드시외워둬야해요. 그건 문자로서 나를 대신하기때문에 반드시 필요해요. 이 땅 위에 살아 있는 한"
노경주가 내게 말한다.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외울 수도 없다. 강원도 정선 뭐라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금세 잊어버렸다. 나는 할머니만 생각하고 있다.
"시우를 위해 수고하는 건 이해가 가는데, 아가씨가 왜 이런 일을 하슈? 마두에게 무슨 책임지울 일이라도? 아니면 무슨 관계가 있든가?"짱구가 노경주에게 묻는다.
"책임지울 일은 없어요. 제 직업이 시우씨를 돕는 일이에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근무 끝내구 장애자 노점상 농성에 동참하고 오는 길이라요. 시우씨도 장애잡니다. 신체장애가 아닌 정신장애자"
노경주가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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