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기업, '단카이주니어'를 잡아라

'하늘의 악령이 보낸 소비자'를 잡아라.일본 기업들이 신세대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름하여 '단카이(단괴) 주니어'.

1971년에서 74년 사이에 태어난 20~24세의 신세대다. 1948년 전후에 태어나연령별 인구구성상 폭넓게 차지하고 있는 부모 '단카이'세대의 자식들이다.약 1천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일본 전체소비시장의 16·5%인 48조엔을 차지하며 폭넓은 소비층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수도집중률도 33%나 돼 이들이 사회인이 됨에 따라 소비시장의 큰 흐름을 잡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그러나 단카이주니어를 공략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아첨하지 않고 간섭받기 싫어하며 자신을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까다로운 성격의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악령이 보낸 소비자'라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브랜드에 대한 의식도 희박해 기존 대기업의 상품도 잘 먹히지 않는 별종들이다.

그런 가운데 계산기로 유명한 카시오사의 디지털시계 'G쇼크'는 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83년부터 판매되고 있으나 단카이주니어가 구매력을갖게 된 92년 후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10만개만 팔리면 히트상품이라는 시계업계에서 연간 50만개가 판매되고 있다.

내충격성을 장점으로 주로 미국 노동자층을 겨냥해 개발된 G쇼크가 이제는역수출돼 단카이주니어 8명중 한명은 이 시계를 차고 다니는 '명품'이 된 것이다.

유행하게 된 비결은 " 패션 보다 기능을 중시한 점 때문" 이라고 마케팅 담당자가 분석했다. 일본 시계업계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패션을 선호할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과감히 깨뜨린 획기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패션을 외면한 것이 아첨하지 않고 완고한 단카이주니어에 먹혀든 것이다.

피디슈라는 신흥 의류업체는 이색적인 방법으로 단카이주니어에 접근해 성공한 업체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단카이주니어의 폐쇄적인 면을 파고들기 위해 잡지의 독자투고란을 활용한 것.또 광고지와 무료소책자를 이용하여손님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썼다.

피디슈가게내에는 다양한 광고지와 노트가 마치 대학축제에 온 듯한 느낌을풍기듯이 벽에 산발적으로 붙어있다. 내용은 콘서트안내에서 바겐세일 공고,서클 가입자 모집까지 매우 다양하다. 동경시내 모든 가게가 광고의 대상이 된다. " 가게에 부탁만 하면 광고지를 붙이는 것은 간단하다" 고 이 회사 광고담당자는 말한다.

또 패스트푸드점 모스푸드는 월 3백~1천여통의 독자편지를 담은 무료소책자'모스모스'를 발행해 고객들에게 배포한다. 음식의 맛이나 신상품에 대한 조언을 비롯해 점포의 실내장식에 이르기까지 단카이주니어의 입맛을그대로 전달, 소비자와의 유일한 대화채널로 삼고 있다.

별종인 단카이주니어에 별난 방법으로 접근해 성공한 신세대 공략법인 것이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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