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구가스폭발사고를 생생하게 현장중계한 것은 방송이나 신문이아닌 컴퓨터통신이었다.이날 TV는 자신의 장점인 '속보성'을 전혀 살리지 못한채 정규방송이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송공백을 초래, 전국민의 원성을 샀다. 신문은 오후늦게 사고소식을 전해줬지만, 하루에 한번밖에발행할수 없는 활자매체의 특성탓에 순간순간의 상황을전해 줄수는 없다.방송은 이날 직무유기를 했지만, 컴퓨터통신은 이를 대신해 위력을 발휘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등 컴퓨터통신의 게시판에는 사고직후부터 목격자의 사고소식과 체험담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고발생 30분후인 8시37분, 하이텔의 게시판에 장혜진씨(ID:SN1993J)의 제일보가 올라왔다. 장씨는 TV를 보다 대구에 폭발사고가 일어나 수십명이 다쳤다는 간단한 소식을 알렸다.
8시41분 대구의 노병철씨(ID:rhbc)는 "난 살았다"는 제목으로 출근중사고지점 1백m앞에서 목격한 사고당시의 참상을 똑똑하게 중계했다. "내눈 앞에서차가 뒤집어지고 사람들은 죽어라 뛰고, 먼지속의 버스에선 사람들의 아우성,내차에 떨어지는 파편조각들. 수십명이 다쳤을 것 같다.방송과 신문사에 전화하고…"
평소 하루 몇백통에 불과하던 하이텔의 게시물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고관련 게시물은 2천여건이 넘어설 정도로 엄청났다. 이들 게시물은사고소식부터 구조현황, 피해자소식, 목격담, 정부및 방송에대한 항의, 사고에대한 토론등 다양한 뉴스들로 채워졌다.
특히 이번 사고로 희생자가 많았던 영남중고학생들의 목격담이 많이올라와이날의 참상을 생생히 전했다. 오후 3시24분 천리안에서 OK0519라는 ID를 가진영남고학생은 "8시쯤 폭발음과 함께 학교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교실의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 9시25분쯤 중학생 2명이 죽었다는 맨처음 소식을 들었으며 9시30분 헬기 한대가 운동장에 도착했고 9시45분밖에는 소방차 앰뷸런스와 군인들로 복잡하다"며 시간대별로 상황을 전했다.
오후 4시22분 이영미씨(ID:SOSNET)의 4번째 사고속보는 수많은 통신인의 심금을 저미게 했다.
"보훈병원과 가톨릭병원에 달려가보았습니다. 어머니가 자식의 시신을 붙잡고 '아침에 공부하러 간다더니 여기가 학교냐. 이놈의 자식아'하고 오열하는장면도 목격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컴퓨터통신은 통신공동체의 위력과 통신인들의 분노등을여과없이 전달해 인간미넘치는 장(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컴퓨터통신은 오클라호마연방건물폭발사고, 일본지진때에도 인터네트를 통해사고소식을 제일 먼저 전세계에 타전했고, 각종 대형 사건사고때마다 발빠른행보를 보였다.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발생할때마다 기존의 언론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신선한 시각과 풍부한 의견들로 채워져호평을 받고 있다.
컴퓨터통신은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공간으로 대형사고등에 기존언론과 차별성을 보여 이제 신문 방송을 대신하는 제3의 언론매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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