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당 '서울시장후보' 골머리

여권이 서울시장후보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이 정원식전총리를 서울시장후보로내정한데 대해 그동안 경선을 준비해온 이명박의원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기 때문이다.이의원의 반발은 김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초·재선의원과의 만찬에서 "정전총리를 서울시장후보로 추대하는게 좋겠다"는 말을 한 이후 계속돼 왔다.그는 "중소기업을 해도 절차와 순서가 있는 법" 이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표시했다.더 나아가 이의원은 "내가 국회의원 배지를 언제 달았다고 연연하겠느냐"며 최악의 경우 의원직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저 나타내고있다.

당지도부는 처음에는 이의원이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쉽게 눌러앉힐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그러나 이의원의 반발은 예상밖으로 강했으며 이에 당지도부가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별 효과가 없자 당황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1일로 예정됐던 서울시지부 운영위원회를 멀찌감치 8일로 연기한 것도 이때문이다.상황이 이렇게 번지자 급기야 김대통령이 2일 오전 이의원을 청와대로불러 경선포기를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김대통령과 이의원의 면담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의원측은 여전히 경선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민자당은 이의원의 형인 이상득의원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당지도부의 권유에 따라 이의원은 동생에게 "함부로 중대결심이나 탈당등 어리석은 짓은 하지말고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이춘구대표를 만나 "경선을 통해 정전총리가 후보가 돼야 지지세도모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경선원칙이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특히 "경선이 안될 경우 나도 더이상 동생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당내에서는 이의원이 결국 여권의 설득에 굴복할 것이라는관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패는 없다'라는 그의 저서에 있는 '강한자는 우회하지않는다'는 말을 들먹이며 그가 호락호락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있다.

이의원도 "실리보다는 명분을 찾겠다"며 탈당등 극단적인 행동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서울시장 후보문제는 민자당의 뜨거운감자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택수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