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린이날. 두표(12·상인국6년)는 이제 손을 잡아줄 아빠가 없다.두표는 누나와 형보다도 자신을 더 귀여워해주시던 아빠의 두툼하고 따뜻한손을 잊을 수 없다.지난달부터 아빠에게 어린이날이 되면 우방타워랜드에 데려가 달라고 졸랐고 아버지 권영찬씨(43·세탁업·달서구상인동한양아파트)는 일이 바쁘지만 두표의 응석에 못이겨 응낙을 했었다.
아빠와의 철석같은 약속으로 두표는 어린이날을 부푼가슴으로 기다렸다. 그러나 어린이날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8일 아빠는 형 오공군(16·성서공고2년)을 학교로 태워주다 폭발사고를 당해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두표는 형이 다리를 다친 것도 마음 아프다.
병실에 누워있는 형이 아직 사고순간을 떨쳐버리지 못하는듯 말없이 가만있기만 해 평소의 형같지가 않다.
두표를 보는 오공이의 가슴도 서늘하다.
아직 어려서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 못하는 것 같지만 풀죽은 동생의 모습을보는 것이 자신이 다친 다리의 통증보다 더 아프다.
오공이는 매일 자신을 차로 학교에 데려다주던 아버지와 함께 사고가 난 그날도 영남고앞 네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꽝'하는 폭음을 들음과 동시에 머리가 아득해지는 걸 느끼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사고소식을 들었고 사망자중에는 아버지도 포함돼있었다. 오공이는 무릎인대가 끊기는 부상을 당한채 보훈병원에 입원중인 자신을 발견했고 옆에는 어머니가 지친 표정으로 자신을 살피고 있었다.문복순씨(42)는 남편 권씨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이후 세상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 아직 자라는 삼남매,특히 막내 두표를 보면서 세상 살아 갈 일이 막막하다는 걸 느끼지만 어떻게 멀쩡한 사람을 그런 식으로 이승에서 데려갈 수있는 건지 참으로 원망스럽다.
"애들에게 참 자상한 사람이었는데…"
힘겨워보이는 문씨의 얼굴에 메말랐던 눈물이 다시 어른거렸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