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중 희상자 합동위령제, "못다핀 꽃 저세상서 피워라"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희생당한 대구 영남중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합동위령제가 6일 오전10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영남중 교정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 학생등 2천여명의 애도속에 엄숙히 올려졌다.때 아닌 국화꽃에 감싸인 교사1,학생42명의 영정앞에 주저앉아 버린 유족과 학생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이지만 당신들은 저 세상에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것"이라며 먼저 간 사람들 앞에서 숙연히마음을 다잡았다.

사고가 난지 9일만에 올려진 위령제는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학교가족들만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올려졌다.그래서 2천여명의 가족들은 마음껏 슬퍼할 수있었고 통곡할 수 있었다.

이길우교장은 "마지막 가는 길을 학교전체 가족이 따뜻하게 배웅해 주려는뜻에서 '학교장'을 치르려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따로따로 떠나보낸 영혼들을 위로하기위해 합동위령제를 올리게 됐다"며 제자와 직원을 잃은 슬픔에 또 한번 흐느껴 울었다.

이날 친구들을 잃은 학생들은 먼 나라로 먼저가버린 친구들의 부모님들앞에서 고개를 떨군 채 '아들의 영원한 친구,아들이 되겠다"고 맹세하며 부모님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효도해 친구들이 못다피운 꿈을 함께 피우겠다며어금니를 깨물었다.

위령제가 끝나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금방이라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며 앞에 나타나 줄것만 같은 아들의 교실을 찾아 자식들이 앉았던 책걸상을어루만지고는 젖은 눈으로 학교를 떠났다.

이날오후 출석부에서 고인이 된 학생들의 이름이 지워지고 교실의 학급일 분담표에서도 이들의 이름석자는 사라졌다. 사고 없는 저세상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있기를 부모님과 친구들은 두손모아 기도한다. 교정에 아흐레동안 걸렸던 조기도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안전 불감증에 걸린 공직자와 건설업자,가스안전관리 전문업자들의무사안일로 인해 자신의 모든것을 잃어버린 이들의 깊은 상처는 가슴깊이 영원히 각인돼 있을 것이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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