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아침등교길 날벼락을 맞고 이 세상을 떠난 이종수교사와 제자43명의 장례식을 '합동영남중학교장'으로 치르지 못한것이 못내 가슴아팠던영남중 이길우교장(63)이 6일 교정에서 '합동추모식'을 올린 뒤 억울하고 착잡한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 당일 제자들의 사고소식을 접했을때 심경은 어떠했는가.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처음 6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하늘이 무너지는듯 했다. 그 수가 점점 늘어날 때는 속으로 "이젠 그만, 더이상은 안돼"라고 외쳤을 뿐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전교사들을 각 병원에 보내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는데 하루를 보낸 후에야 엄청난 사고인줄알았고 지금까지 내내 한시도 눈물이 마르질 않고 있다.
- 이번 참사에 대해 대구시민들과 전국민이 분노하고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어떤 말로도 위로야 되지않겠지만 이제는 슬픔을 딛고 의연하게 일어설 때라고 생각한다.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다. 나 또한 현장에 사고 원인을 묻어놓은 어른들과 함께 죄인이다. 오로지 교육을 위해 쏟은 지난 30여년 노력이 물거품이 돼버렸다. 이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다.
- 고인들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추모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재원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학생43명의 유가족들이 아들의 얼굴을 보고싶을 때 그들이 힘차게 뛰어놀았던 학교에 오면 사진과 영혼으로나마 만날 수 있도록 추모관과 위령탑을 세워 주길 바라고있다. 이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꼭 추모관을 만들고양지바른곳에 위령탑도 세우겠다. 다만 추모관건립은 돈이 많이들어 학교자체능력으론 불가능하다. 사고원인 제공자인 정부와 대구시등의 협조가 필요하다.이 문제는 꼭 학교에서 보상조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싶어 조심스럽다. 추모관이 어렵다면 동문들과 논의,교실 1칸을 추모실로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사고현장 주변에 추모관을 만들고 교사와 제자들의 영정,언론보도내용,세계각국과 전국에서 답지한 위로의 편지등을 전시,관람토록 해 이번 엄청난 사고가 부실공사를 영원히 추방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계획임은 숭고하게비쳐졌으면 한다.
- 이번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수사에 대한 사견은.▲잘 모르겠다. 일차적으론 매번 사고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해 놓고도 지키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그리고 감독관청인 대구시,건설업자등이다. 지난29일 김영삼대통령이 전화했을때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나무랐고,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줄것을 당부했다. 사고원인 규명은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시민들과 국민들이 납득하고 유족들의한을 푸는데 보탬이 되도록 명쾌한 답이 나왔으면 한다.
- 정상수업은 언제부터 할 계획이며 이번사고를 제자들에게는 어떤식으로 설명하겠는가.
▲이제는 교사들과 학생들로 하여금 하루빨리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 먼저간 교사와 학생들의 몫까지 다해 가르치고 공부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8일부터는 정상수업을 하도록 하겠다.이번 사고로 비어 있는 3학년8반과 1학년5반담임선생도 임명하고 친구들을 잃은 제자들에게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나가도록 할것이다. 즉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사고방지책을 마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가족 학부형들의 보상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 합동분향소로 사용했던 시청각실을 보상논의를 위한 임시회의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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