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마수발 지극효심 3년째

김은정양(22)은 오늘도 어김없이 3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버지 김정현씨(74.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청구아파트)를 부축해 아파트 단지내를 산책시켜드렸다.아버지 김씨는 3년전까지만 해도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힘든 농사일을 거뜬히 해내던 정정한 분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찾아온 중풍으로 쓰러져 지금은 막내둥이 은정양의 손길로 힘든 재활의 나날을 이어가고 있는 형편.밀양 밀성여상 3년시절, 은정양은 치료차 서울에 다녀온 아버지의 병세를 보고는 취업의 길을 포기했다. 어머니 박정규씨(65)가 계셨지만 약한 기력으로아버지 병구완을 감당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통원치료를 위해서 93년에 가족과 함께 대구로이사온 은정양은 지속적인재활운동이 필수적인 아버지 병의 특성때문에 하루에 3시간동안은 꼭 아버지를부축해 아파트를 한바퀴 돈다. 멀리 두류공원까지 모시고 갈때도 많다. 얼마전에는 수지침요법까지 직접 배울 정도로 간병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올 3월부터 독학사 과정을 밟고 있기도 한 은정양은 주위의 칭송에 "할일을하는 것뿐인데…"라며 겸손해했다.

아버지가 병에 지쳐 자포자기의 심경을 드러낼 때가 가장 힘들다는 은정양의착한 심성은 아파트 이웃주민들의 "한참 멋을 부릴 신세대에 요즘도 저런 아가씨가 있나"하는 칭찬의 말에 실려 젊은 세대들에게 따끔한 일침으로 다가오고있었다.

〈김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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