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우리밥상을 사랑할때

거리를 걷다가 어린이 놀이터 옆에서 우리의 전통적 밥상을 늘어놓고 파는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값비싼 자개상도 아니고 소박한 앉은뱅이 밥상이었다.거들떠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그 아저씨의 모습이 매우 애처롭게 보였다. 소박한 칠기를 우리가 애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전통과 기술이 어떻게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을까?요즈음 아파트에서는 식탁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데 각자 분주한 생활에쫓기는 가족이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하루에 한번이나 될까 모르겠다. 그러한 용도의 식탁이 가뜩이나 비좁다고 하는 주거공간 가운데 넓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공간의 낭비다. 접었다 폈다 하는 칠기밥상을 사용하면 그만큼 생활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고, 방을 청소하기도 간편할 것이다.게다가 의자생활이 몸에 배인 현대인에게는 집에서나마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바닥에 다리를 쭉 펴고 있으면 얼마나 다리가 편한가! 또한 밥상을 펴고 접는 동작이 허리운동에도 좋다. 아울러서 자녀들에게우리 전통 사랑을 무의식중에 심어주고, 밥상 앞에서 차릴 예의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밥상과 방석의 수요가 늘면, 그만큼 우리의 전통기술이 발전하는 바탕이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생각에 젖어보았다.

〈대구시 자문대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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