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론조사기관, 불대선서 "성가"

'운명을 점쳐보려면 여론조사 요원을 만나보라!'이 한마디는 프랑스 국민들이 얼마나 여론조사기관을 신뢰하고 아끼는지 단적으로 웅변해 주고 있다.이번 대선기간 1차투표에서 시라크 후보의 1위를 예상했던 여론조사 기관들은 최종집계 결과 조스팽후보가 앞서 좌절감에 사로잡혔으나 보름후 결선투표에서는 거의 오차없이 정확하게 맞혀 불명예를 벗어났다.프랑스여론조사기관들은 이번 대선뿐만아니라 지난93년 총선과 92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번 대선 결선투표처럼 정확성을 보여 세계여론의 각광을 받은바 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은 대략 5~6개정도지만 그중 베붸아(BVA), 세 에스 아,(CSA), 소프레스 3개기관의 조사방법은 그 특유의 노하우로 공신력이 대단히높다.

이 여론기관들의 조사방법은 우선 철저한 과학적 방식에 의해 조사대상자들의 의중을 투명하게 읽을 수 있도록 온 신경을 쏟는다. 뭐니뭐니해도 조사대상자들 개개인의 내밀한 심성을 꿰뚫어 보려는 조사요원들의 통찰력과 질문방식,그에 따른 전반적인 확대해석의 분류방식이 컴퓨터 이상의 정밀성을 구비하고있는 것이다.

특히 프랑스 전역에서형성된 지역간 평준화된 정치문화도 표본추출에 의해그만큼 전체적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물론 특정후보 아성은 우리나라처럼 없지 않지만 그 편차는 사실상 무시해도 될 수치인 편차 5%내외이다.

이번 대선에서 두드러졌던 특성인 극우에서 극좌까지 다양한 이념을 지닌 9명 후보들의 백가쟁명(백가쟁명)의 논리도 파리·리옹의 대도시에서부터 보르도지방의 시골마을에 이르기까지보편화현상으로 자리잡아 개표결과 후보들마다 고른 지지층을 나타냈다.

전통·계층·연령·지역·소득분포등의 기준에 따라 유형별구분을 할 수 있는 분류방법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사실상 '사실'에 가까운 조사결과가 추출될수 있다는게 조사요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지난 7일 결선투표의 경우 지방은 오후7시(파리는 오후8시)에 개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각 지역 골고루 배치된 여론조사 요원들이 표본추출방식으로 10분정도 개표집계를 지켜보고 본부에 중간집계결과를 보고, 30분도 채 못되어 '대선결과'에 대한 최종결론이 추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8시뉴스에 여론조사기관 개표상황 제1보가 보도됐는데 내무부 최종보고(8일 새벽2시께)와 오차가 그야말로 0·5%안팎의 거의 무시해도 좋을정도의 완벽한 통계수치를 이들 여론기관들으로 산출했던 것이다.오는 6월27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의중과 기대치를 정확히 계측할 수있는 전문성을 지닌 과학적접근방식에 의한 한국 여론기관들의예상도 이같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파리·박향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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