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라크, 자국이익 입각 국가주권 강조

자크 시라크 당선자는 대외정책에 있어서 지난58년 5공화국 출범이래 가장충실하게 자국논리에 입각한 '국가주권'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그는 전임 미테랑대통령의 노선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방, 내외적으로 변화에 대한 불안심리극복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여전히 프랑스중심의자국이익에 집착하는 노선은 배제치 못할 것 같다는 것이 국제정치평론가들의공통된 시각이다.우선 대외정책에 있어서 그는 유럽통합과 유럽단일통화 실현에 대해 강력한지지의사를 지니고 있다. 이 통합작업에 있어서 프랑스는 주도권을 쥐고 영국.독일과 함께 신뢰와 결속을 회복하고 적극 대처해 나간다는 구상이다.이에 대해 자크 들로르 전EU집행위원장은 이같은 시라크 EU정책은 선거를 의식한 계략의 요소가 다분하다면서 그의 본색은 '반마스트리히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독일.이탈리아등 인접국에 대한 경제와 화폐통합 정책도 후퇴할것이라고 우려했으며 결과적으로EU정책은 혼돈과 애매성으로 표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우파분위기를 확산시켰던 주역인 시라크당선자가 '선거'를의식해좌파 사회당노선을 맹목적으로 수용, 목적을 달성했지만 본성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국제문제 전문가들도 대부분 '시라크시대'를 맞아 미국과 독일은 과거 드골대통령 시절처럼 견제와 불신의 주기적 사이클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는 바로 '핵실험 재개'이다.

과거 미.소냉전체제에서 핵자주노선으로 외교적 운신폭을 넓혀 실리외교를만끽했던 드골대통령 당시의 외교프리미엄을 다시 향유해보겠다는 계산이 시라크 당선자의 복안이다.

보스니아내전.중동문제.아프리카내전 등에서 가장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프랑스는 향후 미국과의 외교관계에 있어서도 반목과 불협화음의 마찰이 예상된다.그밖에 시라크 당선자는 프랑스 농민들에게 할당되는 EU농업보조금 문제에관해서도 향후 회원국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수혜폭이 줄어든다는 계산아래 기존 15개국 회원국을 동결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체코.폴란드.헝가리등 동유럽국가가 가입되면 이들나라 농민들에게 부여되는보조금 때문에 프랑스 농민들의 몫이 줄어들고 게르만계 영향권인 이 나라들이결국 독일을 주축으로 큰 정치세력으로 성장, 불.독세력균형에 있어서 프랑스에 마이너스 영향을 준다는 계산에서다.

아무튼 시라크 당선자의 대외정책은 선거막바지에 상당부문에서 수정이 가해지고 재구성 됐기 때문에 진정한 방향제시에 대한 혼란과 유동성이 현단계 프랑스외교의 현주소라 할 수있다.

〈파리.박향구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