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 15일 영남중학교 교정에는 꽃을 달아드려야 할 두분 선생님의자리가 비어 있었다. 도시가스폭발사고로 이종수선생님(38)은 숨지고 구미영선생님(29)은 목뼈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채 기약없는 투병생활을 하게된 것이다.학생들은 이종수 선생님이 잠든 경산시 진량면 우록리 묘소와 구미영선생님이 치료받고 있는 영남대병원을 찾았다.
*이종수선생님(38)
"'햇빛처럼 자라라'고 말씀하시더니 선생님은 저희들의 영원한 햇빛이 돼주시려고 먼저 가셨습니까" 묘지앞에 선 학생들은 선생님께 꽃을 바치고 눈물섞인 묵념을 올렸다.
한 학생은 "사고가 나던날 함께 태우려던 두 학생이 그 차에 타면서 시간을지체했더라면 선생님은무사하셨을 텐데…"라며 선생님의 마지막사랑을 추모했다.
이선생님은 제자들과 친구같이 지내면서도 잘못할때는 무서운 눈꾸지람을 하는 '멋쟁이 선생님'으로 통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상처를 잊게하려고 숨진 학생들 자리에 놓인 꽃도 치우고 검은 리본도 떼게 했지만 학생들의 슬픔은 선생님에 대한 추억과 고마움으로 숙지지않고 이어져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변했다.학급조직표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이민형'(15) '허남권'군(15)과 '3학년 8반 담임 이종수'선생님 이름이 아직 그대로 적혀있다. 학생들 가슴에 새겨진이들에 대한 기억은 잊혀질 수가 없다.
"참되거라 바르거-라…" 학생들은 스승의 노래를 끝맺지 못하고 양지바른 곳에 묻힌 선생님을 추모했다.
*구미영선생님(29)
"선생님 빨리 나으세요. 우리랑 농구시합도 하고 소풍가면 제 멋진 춤솜씨도보여드릴게요"
1학년 5반 학생들은 카네이션과 장미꽃을 한아름 들고 선생님이 입원한 영남대병원을 찾았지만 다정했던 선생님이 평생을 휠체어 신세를 져야할지 몰라 가슴이 아프다.
회초리를 든 모습은 무서웠지만 자주 머리를 쓰다듬어 위로해주는 누님같은선생님. 딱딱한 수학시간에도 농담을 섞어 쉽고 재미있게 수업하는 인기최고의선생님이었다.
"함께 탔던 (아침마다 카풀로 동승해 왔음)이종수 선생님은 회복이 잘되고있는지" 등을 물어 올때는 장난꾸러기 석민(14), 광영(14)이도 눈물이 핑돌았다.
김성림군(14)이 "선생님은 지난해 부모가 없는 한 학생이 다쳤을 때 학생집을 오가며 간호를 했다"며 "착한 선생님을 빨리 낫게 해주세요"라고 의사선생님께 말해 주위가 숙연해졌다.
제자들이 불러주는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은-혜…"가 병실을 울리는 가운데 구선생님은 빨리 일어나 못다나간 진도를 끝내겠다며 제자들 손을 꼭잡았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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