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불량밀주에 "비틀"

러시아인들의 음주인구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매년 불법으로 제조한 불량 밀주로 인해 사망하는 러 주민들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최근 러시아 내무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금주법이채택될 당시 몰래 성행됐던 불법 밀주인구가 31만6천명에서 현재는 60만명 이상으로 10년간 약 2배로 뛰어올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러 내무부연구소의 그리고리 자이그라예프 분석원은 러 주민들의 음주인구는여자 또한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불량 밀주로 인해 사망하는 숫자도 지난 91년 1만7천명, 93년 3만명, 지난해 5만3천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또 해마다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율이 높고, 겨울에는 길거리에서 동사하는음주자들의 오랜 폐습을 타파하고자, 17일 러시아 의회(하원)는 금주법 채택10주년에 즈음해 '음주방지법'을 통과시키려 했다. 그러나 의원 대부분이 반대를 표명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대해 한하원(두마)의원은 "그것은당시 고르비의 금주법이 민심을 술렁이게 했던 무거운 기억이 아직도 머리속에생생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국법으로 주민들의 음주 습관을 강제로 막기는무리"라고 말했다.

어느 주민은 불량밀주(보드카) 제조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는 "과거 소련시절엔 술값이 현재와 비교해 훨씬 비싼 편이었다"며 "오히려 이제는 다른 물건값이 높아 상대적으로 보드카를 싼값에 살수있는데 무슨 밀주가 필요하겠느냐"는 주장이다.그러나 악덕업자들이 가짜 술을 제조해 구멍가게를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가짜 술을 먹고 죽었다'는 기사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한 주민은 "요즘 러시아 사정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도탄에 빠진 주민들은 자포자기의 심정에서 계속 술을 마실수 밖에 없다"고 토로.〈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