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제작비 1백억원' 헐리우드 SF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방송3사간의 드라마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영화 뺨치는 초대형 TV극이 속속 기획돼 총제작비가1백억원에 육박하는 작품까지 나오고 있다. '모래시계'돌풍으로 기획드라마가전성기를 맞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속출, 방송사의 제작비 씀씀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SBS가 제작, 17일부터 지역민방 TBC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아스팔트 사나이'는 드라마 편당 제작비가 2억원에 달한다는 후문. 자동차소재 드라마인만큼현대자동차가 12억원의 현금지원과 50여대의 차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공군사관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KBS 2TV의 '창공'은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기획자체가 불가능한 드라마. 비행장면과 공사전경등은 돈으로환산하기 힘든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대극은 역사적 사건의 재현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있다. 9월 방영예정인 KBS의 '찬란한 여명'에는 19세기말 개화기의 각종 사건들을 사실감 넘치는 표현을 위해 1백억원을 넘는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제너럴 셔먼호'사건의 재현을 위해 실물 크기의 배를 제작한 것만 봐도 이 드라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백범 김구선생의 일생을 담은 20부작 드라마 '그날이 오면'도 30억 가까이 투자해 '갑오농민전쟁' '임시정부시절 상해거리'등굵직한 사건들을 카메라에 담을 계획이다.
MBC의 광복50주년 기념 특별기획 드라마 '전쟁과 사랑'역시 4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파란의 역사를 재현하는데 회당 1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였다. 45일간의 필리핀촬영과 대형 비행장, 포로수용소세트를 세우고 1백명이 넘는 연기자를 동원해 사실감을 높였다는 것이 방송사측의 설명이다.현대물인 KBS의 '프로젝트'역시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두달간 모스크바, 독일, 헝가리등 10여개국을 돌며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예정이다.
방송관계자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대형물을 기획하는 추세를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그러나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시청률이나 작품면에서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던 KBS '인간의 땅'을 예로 들며 '막대한 제작비=좋은 드라마'라는 고정관념을 경계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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