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홍종현에게 법조계로 나가지 않고 프로기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을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내 동기생들은대부분 판.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었거나 대기업 중역이나 임원이 되었거나 중앙부처의 국장급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대부분 출세를 했다. 그들과 비교하면 나는 세속적으로는 분명 출세한 축에 끼지를 못한다. 낙오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데, 오히려그들이 나를 부러워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사실이 그렇다. 누가 더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느냐, 누가 더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느냐고 할때 나는 그들에게 부러운 것이 없다. 적어도 나는 나의 인생, 나의 길을 내 의지로선택했으니까"
사실이 그렇다. 홍종현은 지금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떻든 자신이 원했던 길로 갔고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그만하면 성공한 편이니까. 그는현재 압구정동 현대맨션에 살고 있다. 속되게 말해서 압구정동 현대맨션은 한국사회 상류층의 상징이 아니던가.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비위를 맞추기위해 마음에 없는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바둑을 두며 승부의 짜릿함을 즐기고 팬들로부터는 사범으로 대접받으면서 상류층 생활을 할수 있으니 "내 친구들은 오히려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홍종현의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프로기사 홍종현의 직업은 보험대리점 사장이다. 직원이 3~4명에 불과한 소규모지만 80년대 중반에 이미 월수 5백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번 사무실에 나가 결재 도장만 찍으면 된다. 사실은 내가 없어도 사무실은 저절로 굴러가게 되어 있지만 그래도 명색이 회사이므로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 나가는 것 뿐"이다. 물론 그의 사업적 성공에는 '경기고-서울법대'라는 그의 학연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지만 그를 탓할 논거는 없다.홍종현은 두주불사의 주량으로프로기사 가운데 손꼽히는 주호(주호)다. 술은 어렸을 때부터 마셨다고 한다. '어렸을 때'가 언젠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30년 가까이 거의 매일 마신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반주삼아 또는 목이 컬컬해서 등의 이유로 일단 술이 시작되면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저녁을 넘기고 밤을 새워 새벽까지 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그러다나이 마흔 고개를 넘어서면서 술병 비슷한 것이 생겨 한때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1년에 3백일에서 2백일, 2백일에서 1백50일, 1백50일에서 1백일 하는 식으로 술 마시는 날을 줄여 보려고 노력도 했다. 또 기운이 좋던 시절 남들이 등산을 하는 것에 대해서 "올라갔다 내려올 걸 무엇하러 올라가느냐"고코웃음을 치곤 했던 그 등산도 하면서 건강에 신경을 쓰기도 했지만 결국은 소용이 없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