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하루 아침 어린 자식의 주검을 가슴에 묻은 부모, 온가족의 생계를 떠맡고있던 가장을 날벼락 아닌 날벼락으로 잃은 유가족들이 그동안 이를 악물며 절제해왔던 분노를 마침내 터트리고 말았다. 대구도시가스 참사이후 최대한 빠른시일내에 사태를 수습하며 배상을 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20일 지나도록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19일자 신문에 실린 사진과 저녁TV뉴스 화면은 시민들의가슴 또한 분노로 들끓게 만들기 충분했다. 상인동 네거리에서, 대구시청광장에서, 대구백화점앞 네거리에서,너무도 안쓰러운 우리의 이웃들은 땅을 치며절규하다가 경찰관들에게 내몰리기까지 했다. ▲급히 만든 플래카드와 피켓을들고 머리띠를 맨 그들은 흔히 볼수있는 소규모 이익집단들의 '속보이는 항의시위'는 결코 아니었다. 화염병이나 각목으로 무장한 재야운동권이나 격렬한노사분규 현장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끔찍하게잃은 그들에게 최소한의배상액조차 내놓지않고 있는 당국의 무성의를 참다못해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그동안 전국각지서 모인 시민성금만 1백50억원을헤아리는데도 배상액의 윤곽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행정당국은 가해자로 낙인찍힌 업체 눈치나 보고 여야 정치인들은 돈봉투놀음까지 벌이면서 난장판이된 4대선거전에 더 신경을 쓰는 꼴이니 이지경이 될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원혼과우리 이웃들의 아픔은 누가어루만져 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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