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공천을 기대하다 공천이 어렵자 탈당한 것이 아닙니까.▲정무직이상 정부고위직에 있다 은퇴하면 자동적으로 민자당 국책자문위원에 위촉됩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으로 민자당원이 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민선 경북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던 터에 민자당 고위당직자로부터 공천자가 따로 내정돼있으니 공천은 기대않는 게 좋다는 암시를 받았습니다. 민자당의 정강정책이나 이념에 동조해서 입당한 것이 아니므로 탈당했습니다.―민자당의 이의근후보를 만나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이의근후보와 저는 학교 선후배(대구상고·영남대)사이일 뿐 아니라 20년이상 한 직장에서 부하와 상사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이후보를 만나 "이번에는 선배인 나를 밀어주고 3년후 경북지사에 출마하면 깨끗이 물려주겠다"고 제의했으나 이수석은 "김영삼대통령이 나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정부 고위직에 있던 분이 민자당 국책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면서 민자당원이되는 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이수석에게 3년뒤 민선 지사에 도전하라는 것은 형님이 먼저 하겠으니 아우가 양보하라는 것으로 결국 민자당 공천을 염두에 두었다는 얘기 아닙니까.
▲판단은 자유지만 민자당 공천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학교와 직장 후배인 이수석과 경쟁하는 것은 좋은 모양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낙동강 오염 등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해결방안을가지고 있습니까.
▲환경오염은 공업화의 부산물입니다. 결국 기업가의 양심에 호소할 수밖에없는데 기업도 자기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장기저리융자 등 정책적인 배려가 따라야 합니다. 생활오수문제는 하수종말처리장설치를 비롯 도시계획을 제대로 세워 대처해야한다고 봅니다.―경북도 공무원들 사이에 모시기 어려운 분으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리고성격이 직선적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통합과 조정이 요구되는 민선지사로서 부적합한 성품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않습니다.
▲지사재직시절 덕으로 '다스리지' 못한 점, 이 자리를 빌려 과거 동료와 부하들에게 사과드립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포용력을 갖고 '지도'해야겠다고 자성하고 있습니다.
―지사재임시절 경북도의회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의원중에는 자치 훈련과 민주시민의식의 함양이 덜 된 사람이 적지않았습니다. 도의 사업우선순위가 있는데도 3백만 도민의 복리는 뒷전이고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워 지사와 알력을 빚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도의회도 경험이 쌓여 지방재정의 실체를 이해했을 터이니 앞으로는 그런 마찰이 없을 것입니다.
―농업과 지방자치 전문가로 자부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농촌과 농업문제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GNP중 농업총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미만이지만 농산물을 교역가치나 생산성 위주로 평가해선 안됩니다. 우리 농가소득은 2천만원을 약간 넘는데이중 농업소득이 절반가량 됩니다. 쌀농사 중심으로 돼있는 우리 농업의 취약성을 반증하는 것이지요. 농업외소득을 늘려야 합니다. 선진 농업국과 경쟁하려면 농산물 시험연구소와 연구원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 농산품의 질을 높이고 생산비를 낮춰야 합니다. 농산물 유통가공분야도 농협과 협조해 가공공장을 건립, 생산조절기능을 보강하는 한편 수출길을 트도록 하겠습니다.―경북도금고는 제일은행이, 일선 시·군금고는 대구은행과 농협이 나눠갖고있습니다. 민선 지사로 당선될 경우 바꾸실 의향이 있습니까.▲금고결정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위임돼있습니다만 미묘한 문제입니다. 시중은행 금고의 경우 도민의 돈이 지역바깥으로 유출되는 것이 단점이고 장점은정책자금을 대출받을 때지방은행보다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획일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도정과 연결해 결정할 문제라고 봅니다.―포항지역의 용수난이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길안보 설치문제가 경북북부지역에서 쟁점이 돼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정책당국자들의 정책결정과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길안보 문제는 북부지역의 농업용수공급은 도외시하고 포항지역의 공업용수문제만 해결하려다 마찰이생겨난 것입니다. 북부지역의 농업용수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댐을 건설하면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천주교 영세를 받았으나 불교에 가깝다,무신론자다 등 설이 분분합니다. 아울러 이의근후보가 기독교장로여서 반사이익을 얻기위해 불교쪽에 추파를 던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본명이 안토니오로 천주교 신자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성당에 다니면서 영세를 받았습니다. 자라면서 불교에도 심취해 법당에 가면 절도 합니다.
―득표를 위해서라면 개신교 교회에서 예배를 볼 수도 있겠군요.▲종교는 개인의 신념이고 자유가 아닐까요. 특정 종교라고 멀리할 이유는없다고 봅니다.
―도청이전 문제가 경북도의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데 해결할 자신이 있습니까.
▲경북도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 도청이전 문제입니다. 그래서 지사재임시절인 지난92년 제가 문제를 제기해 경북도의회에 넘겼습니다.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도청이전후보지 결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민주적 의견수렴과정을 거치면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청이전 문제를 이지사 재임시 도집행부에서 떠맡지 않고 도의회로 넘긴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도청이전은 지방자치법에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내무부장관의 승인을 거치도록 돼있어 도의회에 회부한 것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성장과정을 말씀해주십시오.
▲원래 선산군 장천면 석우동 출신인데 석우동이 칠곡군 가산면에 편입돼 칠곡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나 저는 선산사람으로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젊은 나이때 대구로 나와 동인동에서 과수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신장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시면서 가산을 탕진해 어렵게 공부했습니다.―지난93년 공직자 재산등록때재산신고액이 23억원이 넘어 말썽을 빚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정확히 14년전 서울서 98평짜리 집을 1억5천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그집 주변지역이 강남에서 유명한 로데오 거리로 변하면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당1천5백만원으로 올라 14억7천만원 정도 나갑니다. 상세한 사항은 재산등록때소명자료를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출마동기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민선 도지사로서의 포부도 있겠지요.▲지사재임기간이 짧아 하고자 했으나 못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민선지사로 당선되면 농업도지사·문화도지사·생활도지사가 되려고 합니다. 아울러 21세기로 도약하는 정신운동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을 제창하는 한편 경산학원도시를 궤도에 올려놓을 생각입니다.―농업도지사가 되겠다고 하셨는데 다른 도보다 3년이나 일찍 교역자유화 대책, 지역농업발전 5개년계획 등 경북도의 전반적인 UR대책을 수립한 'UR기획단'(단장 부지사)을 해체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UR기획단의 소속이 불분명했던 것을 농정국에 소속시켰고 농업정책담당관이라는 서기관 TO를 따와 오히려 보강했습니다.(당시 UR기획단에 소속됐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지사가 부임한 뒤 UR기획단은 분명히 해체되었다. 농업정책담당관은 그 뒤 기획관리실·농정국을 전전하다 지금은 국제통상협력실에 소속돼 있다)
―경북의 지역균형개발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경북지역은 경부선철도를 따라 개발돼왔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쪽지역은 발전이 빨랐던 반면 북쪽은 낙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 주택·도로·상수도·문화시설 등에 대해 나름대로의 개발지표를 만들어 생활의 균질화가 도모되도록 투자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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