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의 노사분규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현대자동차의 분규는 당해 사업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는 수많은 관련업체들에게 즉각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속된 표현으로그곳에서 기침하면 아래에서는 감기몸살을 앓는 형국이다.한국통신은 국가의 기간통신망을 관장하는 중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오늘날같은 정보화시대에 통신망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산업의 각 분야, 나아가 국가안보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될 중추신경망이다.모든 노사갈등은 근원적으로 이해관계의 대립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노사갈등은 대체로 명분싸움에 이끌려왔다. 삼척동자가 보아도 뻔한이해관계를 그럴싸한 명분으로 분칠해 문제를 자꾸만 어렵게 만드는 버릇이 노사 양측에 있다. 두 업체의 분규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다른데 있지 않다. 명분일랑 속히 벗어던지고 각자의이익과 손해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다만 그 이해를 노사 당사자에게 국한시키지 말고 수십만에 달하는 관련업체의 식구들과 통신망의 차질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국가적 손해까지 고려하여 자신들의 이해를 다루라고 말하고 싶다.
아울러 때가 때인만큼 이번 분규에서는 심상찮은 예감마저 든다. 우선 올해노사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특히 한달남짓 남은4대 지방선거와 맞물려 온 나라가 가마솥처럼 들끓지나 않을지 염려된다. 엔고와 함께 미국 일본간 무역마찰로 우리 자동차 업계에돌아오는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까 걱정도 된다.모쪼록 차려주는 밥상까지 걷어차는 우를 범하거나 가뜩이나 위태로운 시국을 파국으로 몰고가는 일은 없어야겠다.
〈영남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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