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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매일신문 창간50돌 기획시리즈-낙동강 우리가 살린다(4)

먹물을 풀어놓은 듯 시커멓게 썩은 물,강 군데군데에 쌓여 있는 각종 쓰레기와 죽은 물고기,강 연안 곳곳에서 정화되지 않은 채 하수구를 통해 흘러나오는생활하수 등 낙동강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하수구로 변해버렸다.낙동강은 구미 하류부터 아예 하천의 수질환경기준인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8PPM이하의 4급수이하 수질로 떨어져 공업용수로도 사용 불가능한 죽은물이 돼버렸다.지난3월부터 시작한 낙동강생태계조사단 수질조사팀(팀장 송승달 경북대교수)의 1차 조사결과 및 지난4월 태백에서부터 낙동강하구언 을숙도까지 헬기를이용한 항공취재결과 봉화.안동.상주 등 낙동강 상류는 내성천,영강 등 지천에서 맑은 물이 흘러들어 1~2급수 수준을 보였다.

태백의 광산폐수와 생활하수로심하게 오염된 낙동강물이 도경계를 지나 영남으로 접어들어 산과 계곡을 굽이돌고 계곡의 맑은 물이 합쳐지면서 어느정도정화돼 육안으로 식별해도 그지없이 맑다.

낙동강 최상류 봉화군북곡리의 청량산도립공원 입구. 옛지명이 광석나루터인이곳엔 나룻배를 타고 건넜던 자취는 찾을 길이 없고 청량교다리와 함께 이름만 남아 있다. 청량교 지점의 BOD는 2.3PPM으로 2급수 수준.또 이곳서는 상류지역의 폐광산수의 영향으로 납(0.083PPM), 비소(0.079PPM), 크롬(0.01PPM)이 상당량 검출됐다.

안동댐을 지나 중하류의 낙동교,왜관교 및 화원교 지점까지 수질오염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현저하게 높아진다.

공단 등 큰 오염원이 없는데도 상류지역 도시의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등으로오염돼 구미시의 바로 위쪽인 상주시낙동면 낙동교지점의 BOD는 6.7PPM. 여기서부터 3급수로 수질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공단폐수가 유입되는 구미대교 하류부터는 물빛깔부터 점차 흑갈색을 띄기시작하면서 혼탁해진다. 왜관대교 아래의 수질은 BOD가 8.1PPM으로 4급수. 왜관대교 바로 옆 생활하수도에서 무려 BOD 19.8PPM의 하수가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고있었다.

금호강과 대명천 합류지점인 화원나루터 상류부터 먹물을 뿌려놓은 듯 각종폐수로 오염된 썩은 물이 악취를 풍기며 흐르고 있다.

화원교 지점이 12.6PPM.5급수(수질기준 10PPM이하)로 완전 죽은 물이다.또 구미,달성 등 강 중간중간의 모래채취장에선 누런 부유찌꺼기를 잔뜩 머금은 황토물이 물색깔을 다소 바꿔놓았다가 다시 검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남지 등 중하류의 모래톱 곳곳엔 가축분뇨의 싯누런 부유물질로 뒤덮여 있고하류로 내려가면서 고령천, 황강 등 오염이 덜된 강물이 유입되는 지천 합류지점은 일시적으로 다소 맑아졌다가 다시 시커먼 강물로 흐른다.남강과 밀양.양산천이 유입되는 하류지역은 지천조차 검은 색을 띤 죽은 강물이 낙동강하구언을 거쳐 부산앞바다로 흘러들고 있었다.

남지교와 물금의 수질은 BOD 14.2PPM과 15.7PPM을 기록했으며 Ph(수소이온농도)8.94로 기준(6.5~8.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송교수는 "이같은 Ph수치는 여름철 하류에서 부영향화에 의해 남조류인 미크로시스티스가 대량 발생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온도가 낮은 봄에 높게 나타나는 것은 유역의 산업폐수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SS(부유물질:23.5PPM),T-Chl(총클로로필량:110 g/ℓ),크롬(0.009PPM)등도 상류와 중류지역에 비해 3~10배나 높게 나타나 하류지역으로 갈수록 낙동강물은 총체적인 오염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태계조사단이 조사한 지점별 이같은 수질오염수치는 환경부가 조사한 지난해 평균 오염도(안동댐 1.0, 상주 낙단교 1.1,고령 5.9PPM 등)와 지난 2월(안동댐 1.0,고령 7.0,남지 4.7,물금 6.1PPM)에 비해서도 2배가량 높게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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