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볼라 발병 소문도 "악성"

과연 에볼라는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에볼라 발병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병과정에 대한 상당히 근거있는 가설을 내놓았다. 발생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에볼라의 최초발병자가 자이르의 숯을 만드는 한 나무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수의사를 비롯해 의학전문가들이 나무꾼이 사는 마을을 찾아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숙주를 찾기위해 곤충이나 작은 호유동물들을 채집했다.WHO 대변인인 밸러리 아브라모스씨는 "그 나무꾼의 가족 7명이 지난해 12월부터 같은 증세로 숨졌다"고 말하고는 "이 가족이 애초에 병원을 중심으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원인 제공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족이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경우에만 이러한 가설이 성립되며 현재로서는 다른 발병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WHO의 이러한 과학적 원인조사와는 상관없이 자이르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병원인을 두고 갖가지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하나는 다이아몬드에 관한 것이다. 여러가지 변형들이 있지만 그 줄거리는앙골라에서 누군가 다이아몬드를훔쳐 삼킨뒤 달아났으며 키크워크의 한 병원에서 배가 아파 수술을 받던 중 숨졌다는 것이다. 일부는 수술을 받은 여자가죽지 않았으며, 의사가 큰 다이아몬드는 숨기고 작은 다이아몬드만 건네주었다고 말하며 또 다른 사람들은 여자는 죽고 그 아버지가 원수를 갚기 위해 주술사에게 부탁해 의사가 에볼라에 감염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뼈대는 다이아몬드에 걸린 주술이라는 것이다.또 하나는 키크워크에서 개최된 에이즈학회에 참석한 미국인 세균학자가 에볼라를 퍼뜨리고는 하마로 변신해 강으로 숨었다는 것이다. 어느것 하나 과학적 근거를 가진 것은 없지만 자이르의 수도 킨샤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이 소문을 믿고 있다. 이에 대해 킨샤사 보건소의 베티 퐁고의사는 "이러한 소문이 떠도는 이유는 에볼라의 실체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힘으로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믿기 어려운 이 소문들의 진실여부는 고사하고 에볼라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의료진에게 시민들의 이러한 태도는 방역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되고 있다. 에볼라의 최초발병자는 누구이며, 아직까지 정확한 전염체계도 밝혀지지 않은 에볼라의 정체가 이번에는 과연 드러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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