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량폭탄테러'속수무책, 미국 연방건물폭파 이어 페루.터키서도 발생

테러리스트들은 더 이상 복면을 하고 관공서로 뛰어들거나 치밀한 계획아래주요인사를 암살, 납치하지 않는다. 원하는 목표를 정해놓고 그 곳 주차장에차만 세워두면 되는 것이다. 차안 가득히 폭탄을 남겨둔 채. 이른바'경제적 테러'로 세계 테러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사린독가스 살포와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건물의 차량폭파사건이 있다.이러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경제적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가운데 24일 하루에도 세건의 차량폭발사건이 발생, 테러에 대해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24일 새벽에는 페루의 수도 리마 근교 호텔 앞에서 폭탄을 실은 차가 폭발해4명이 숨지고 50명 가량이 부상을 입었다. 아직 정확한 용의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나 페루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테러가 급진공산반군인'빛나는 길(센데로 루미노소)'게릴라들과 연관된 점으로 미루어 이번 사건도 그들의 소행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폭발차량내에는 약90㎏ 가량의 다이너마이트가 실렸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외에도 터어키 이스탄불에서는 관공서 앞에 세워둔 차가 폭발해 행인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한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또한, 터키내 쿠르드족지역 주요 도시인 디야르바키르에서도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가 발생, 이 지역 지방의원의 아들이 크게 다쳤다. 역시 구체적인 용의자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터키주요도시내에서 활동중인 좌익혁명주의자들이나 이슬람계 게릴라들의 소행으로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는 많은 양의 폭탄을 숨겨두고도 들키는 경우가 거의없으며 차량을 주차해도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는 공공장소를 대개 범행대상으로 삼기때문에 피해규모가 다른 테러방법에 비해 상당히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식의 테러는 경호원을 동원한다거나 주변경계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는 막을 수가 없어 당분간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이 선호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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