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갔어? 제 정신이야?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불쾌해진다. 정신이 없는 육체가 송장이라고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을 움직여서 이룩하는 삶의 기초는 정신이다.그 정신을 올바로 떠받쳐 주려면 원칙이나 철학이 필요하다.생명의 유지에는 물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기본원칙이나 철학을 정신의지하수라고 부른다.우리가 주로 퍼마시는 정신의 지하수는 실리주의와 과시욕이 아닐까? 남이야죽든 말든 자기이익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실리주의가 독버섯처럼 번져있다. 남의 속이야 썩든말든 자기혼자 잘 났다고 과시하려는 욕망도 마찬가지다. 투기, 부패, 일그러진 교육, 젯밥에만 마음이 가 있는 일부 종교, 시속 1백㎞로도 달리지 못하는 고속도로의 값비싼 승용차, 엄청난 가격의 여성옷, 최근의대구참사 등이 썩은 지하수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공해문제에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썩은 강물을 한탄한다. 그러나 보이지않는 정신의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는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다.정신의 지하수를 다시 맑게 만드는 일은 강물의 정화보다 수십배 어렵고 오래걸린다. 우리가 정말 사람답게 살고 싶다면, 맑은 물이 필요하듯이 정신의 맑은 지하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처방은 한가지밖에 없다.
인간주의라는 말은 지하수가 펑펑 쏟아져서 어디서나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다. 내 목숨이 귀하고 내자식이 귀한 줄 안다면, 남의 목숨, 남의 자식도 똑같이 귀하다는 걸 알고, 사람을 사람답게 존중해주는 인간주의 말이다. 우리에게지금 필요한 것은 수천가지 법이나 정책이 아니라 바로 이 인간주의인 것이다.〈대구시 자문대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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