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도쿄도, 도시박람회 중지 최종 결정

무소속돌풍을 일으키며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아오시마 유키오(청도행남)지사가 취임후 한달간의 숙고끝에 '공약대로 세계도시박람회를 중지하겠다'고 선언, 일본 정.재계등 각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고통스런 결단'의 이유로, 중지에 따른 손실보다 공약을 팽개치는 정치적 신의의 상실이 두려웠다고 밝혔다.세계도시박람회는 도쿄도가 내년 3월부터 현재 건설중인 도쿄만의 임해부도심에서 유엔과 서울시를 비롯한 세계 46개도시, 국내 자치단체와 기업등이 참가한 가운데 2박4일간 개최해 부도심건설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구상 아래 88년전스즈키 순이치(영목준일)지사가 결정한8백30억엔 규모의 사업이다. 그러나투자예산이 계속 불어나면서 도정을 압박, 개최불요론이 비등했다.아오시마지사는 도시박 자체에대한 구체 검토없이 예산난등 문제가 있다는여론을 근거로 개최중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었다. 하지만 당선후 중지방침에 대해 관련업계는 물론, 도청간부들이 중지시의 손실과 국제적신뢰 추락등을 지적, 계속 추진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중지의 경우 사업비 8백억엔을 초과하는 1천억엔정도의 손해를 보게 되며,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다고 설명했다.가장 큰 압력은 도의회가 지난달18일 1백대 23의 압도적 다수로 '개최'를 결의한 점이다. 그에앞서 지난 16일에는 폭발물이 우송돼 직원이 다치는 '협박성'사건도 발생했었다.아오시마지사는 31일 회견에서 "공약을 뒤집는 것은 개혁을 바라는 도민 기대에 대한 배신으로, 정치불신을 더욱 키울 뿐만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고 공약준수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내각차원의 지원을 결정한바 있는 일본정부도 충격을 감추지 않으면서 '구체적 설명을 들어보겠다'(오십람광삼관방장관)는 반응을 보였다. 공사중인 업체를 비롯한 관련기업과 재계는 경제계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고, 일부 기업은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벌써 밝히는등 당황하는모습들이다. 스미토모(주우)그룹이 이미 18억엔을 투자한 것을 비롯, 참여기업들의 투자액이 상당액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아오시마지사의 '공약준수' 결단에 대해 다수 시민들은 '도정개혁의 첫걸음'이라며 종래의 '민의무시' 행정관행이 뒤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오시마지사는 참여기업에 대한 보상과 세계각국 참가도시에의 해명, 더욱이 앞으로 도의회와의 정면대립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는가시밭길에 직면하게 됐다. 그는 "산을 하나 넘었더니 더 큰 산이 가로막고 있다"고 말해, 예산규모 12조엔의 도쿄도정을 짊어진 중압감을 실토했다.〈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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