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너지난 극심 아르메니아-핵발전소 재가동

아르메니아가 극심한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다. 견디다 못한 아르메니아는지난 88년 지진위험으로 사용중단됐던 핵발전소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으나이에 대해 주변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7월에 재가동예정인 이 메자모르 핵발전소에 대해 서방국가중 미국의 반발이특히 심하다. 이 지역의 지진활동이 극심했던 점과 핵발전소가 핵확산방지용돔조차 갖추지 않아 위험하다는 것이 그 이유. 특히 러시아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우라늄을 운반해온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메자모르 발전소는 수도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30㎞, 터키 국경에서 10㎞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 이 지역은 주로 동풍이 불고있으며 누출사고 발생시 터키는 물론 1백5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예레반도 위험하다.이 발전소는 1970년대 건설되었으나, 지난 88년 2만5천명의 목숨을 앗아간대지진이 발생한 뒤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폐쇄돼 있었다.그러나, 아르메니아로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웃 아제르바이잔과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의 영토권을 두고 7년간의 전쟁을 벌인 탓으로 모든산업시설과 경제가 극도로 피폐한 상태이다. 또한 최근 터키를 통과해 오는 천연가스관이 아제르바이잔 주민들에 의해 폭파돼 아르메니아에는 현재 하루에단 한시간만 전기가 공급되는 최악의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5차례천연가스공급이 중단되었으며, 지난해는 무려 31차례나 중단됐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다가오는 7월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핵발전소를 재가동할 것을 밝혔다.

5일에는 전기공급 중단으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는 틈을 이용, 박물관에 도둑이 침입해 1만5천달러 상당의 그림을 훔쳐달아나는 일도 발생했다.원래는 천연가스를 공급받기위해 이란까지 1백40㎞에 이르는 파이프를 설치할 방침이었으나,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재정부담이 너무 큰데다 무엇보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로 인해 이 계획은 무위로 돌아갔다.아르메니아의 핵발전시설 재가동은 이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정치적으로나 지질적으로 불안정한 지역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메자모르 발전소는이 일대를 위협하는 하나의 시한폭탄으로 남아있을 것이 틀림없다.〈김수용 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