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진 쇠는 두드릴수록 더욱 단단해진다. 탄압이 있는 곳엔 저항의 불길이치솟기 마련이다. 일제가 만주를 침략,식민지로 만드는 과정은 곧 한민족과 중국인들의 항일투쟁사였다. 일제는 장춘(장춘)을 신경(신경)으로,심양(심양)을봉천(봉천)으로 지명까지 바꿔가며 만주를 속국으로 만드는데 열을 올렸으나항일투쟁의 불길도 그에 비례해 광범위하고 치열하게 타올랐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만주에는 항일열사를 기념하는 비가 곳곳에 서 있었다.9·18사변후 동만(동만)에서는 1931년 가을부터 1932년 봄까지 중국공산당의지도하에 '추수(추수)' '춘황(춘황)'투쟁이 일어났다. 농민들은 시위와 함께일제 앞잡이들을 처단하고 일본군경과 싸웠다. 이같은 투쟁이 벌어지는 가운데1932년 3월 중국공산당 만주특위(만주특위)는 "즉시 유격대를 조직하여 항일전쟁을 하여야 한다"고 선포했다. 드디어 만주전역에서 자발적이고도 지속적인항일무장활동이 시작됐던 것이다.여기서 한가지 주목되는 점은 한민족 공산주의계열의 항일투쟁 양상이 만주와 중국본토등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본토에서는 한민족이 조선의용군(총사령 무정장군)과 같은 독자적인 군사조직을 만들어 중국공산당 팔로군(팔로군)과 공동전선을 편 반면 만주에서는 한민족과 중국인이 같은 조직에서 항일투쟁을 전개했던 것이다. 즉 초기에는 항일유격대를 결성,같이 싸웠고 후에는 동북항일연군(동북항일연군)의 깃발 아래서 더불어 항일투쟁을 했다.이같은 차별성은 만주지역 조선족이 대부분 농민들인데 반해 본토 한민족은지식인이 많았다는데서 연유한다. 다시말해 중국공산당이 본토에서는 한민족의민족적 자부심을 존중하면서 자율적 민족해방투쟁의 항일전으로 끌고 갔다면만주에서는 중국혁명 제일주의를 내세워 중국혁명이 곧 한국혁명을 위한다는기치아래 투쟁했던 것이다.
1932년 가을부터 1933년봄까지 연길(연길) 왕청(왕청) 화룡(화룡) 훈춘(혼춘)현에서 항일유격대가 창건됐다. 총 인원은 3백60명정도. 이중 90%가 조선족이었다. 무기는 총 3백여정과 얼마간의 '연길작탄'이 고작이었다. 연길작탄은1932년 화룡현 금곡촌 웅암산 어느 토굴에서 만들어졌다. 연길종합학교에서 기술을 배운 손원금은 처음에는 폐철과 고추가루로 '고추가루작탄'을 만들었다가후에 위력이 배가된 '연길작탄'을 만들었다. 수류탄의 일종인 연길작탄은 유격활동에 커다란 도움을 줬다.
유격대원들은 일본군경과 일본주구들을기습적으로 공격해 살상하거나 무기를 탈취했다.
왕청유격대 경우 반년사이에 18차례에 걸쳐 유격전을 벌였다. 남만(남만) 반석(반석)현과 북만(북만) 영안(영안)현에서도 유격대가 결성돼 줄기차게 활동했다. 이밖에 요하 주하 밀산등지에서도 유격대 활동이 있었다.각 현의 유격대들은 항일근거지도 만들었다. 이는 혁명을 위한 근거지 필요성이 절실히 제기된데다 일본군이 대대적 토벌을 해 산속에 집결할 수 밖에 없었던 때문이다. 연길현 혁명군중은 왕우구 석인구 삼도만을 중심으로 한 부르하통하 이북의 산악지대에 집결했고 훈춘현 혁명군중은 항구 영통라자를 중심으로 한 밀강유역과 훈춘하 이남지역에 집결했다. 또 화룡현 혁명군중은 가야하 소왕청 요영구를 중심으로 한 봉밀구일대의 산악지대에 집결하였다. 근거지에는 동만특위와 각현의 기관들도 옮겨왔다. 근거지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유격대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유격구가 됐다. 1933년초까지 10여개 항일유격근거지가 건립됐다. 근거지 내에는 인민정권(소비에트정부)도 들어섰다. 6개소비에트 정부와 소비에트 정부의 기능을 대리행사하는 6개 구혁명위원회가 건립되었다.
항일유격대 활동과 유격근거지의 건립은 일제의 만주 식민통치에 커다란 위협이 됐다. 일본군은 대대적인 토벌에 나섰다. 왕청현 가야하 유격근거지를 토벌할 때에는 삼도구촌에서 주민 수십명을 살해하였다. 또 1933년 음력 1월18일아침 2백여명에이르는 일본군과 경찰은어랑촌 유격근거지를 포위,급습하였다. 이에 유격대 김세 중대장등 대원 10여명은 용감히 맞싸워 일본군경 30여명을 살상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과정에서 화룡현위 최상동서기와 김세중대장등 13명이 희생됐다. 후일 연변 조선족들은 이들을 '어랑촌 13용사'라부르며 항일 유격전쟁사에 용맹성을 길이 남기자는 뜻에서 기념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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