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를 중동의 홍콩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은 최근 요르단에서 개최된 한 회담에서 가자지구 재건 야심을 이렇게 표현했다.현재 가자지구에는 5천여채의 아파트가 이미 건설됐거나 건설중에 있으며 그중 10층이상 건물만 1백64채나 된다. 지난 67년 제3차 중동전이후 이스라엘 지배아래에 들어간 뒤 27년간 화약냄새만이 자욱하던 이 빈민거리에 빌딩숲이 들어설 날도 멀지않은 것이다.
이러한 건물신축붐은 93년 9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를 허용한 뒤 인근 아랍국가의 팔레스타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부터.'팔'정부 기획원의 한 관리는 "94년 한해만 5백만달러에 이르는 투자액이 모여들었으며, 미국과 유럽도 1백만달러를 건물신축에 투자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건축붐과 함께 많은 불합리와 모순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정부측 정책부재를 들 수 있다. 아라파트 의장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가자지구 재건에 관한 전체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실제로 대다수 건물주들이아무 허가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건물을 짓고 있다.
이곳 건축기술자들은 "상, 하수도 시설은 물론 전기도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한 뒤 "건물들이 너무 해변에 가깝게 지어져 건물붕괴 위험이 있는데다기반시설부족으로 인해 건물의 실효성도 의심스러운 지경"이라고 밝혔다. 수백개의 주유소 신설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며 공원, 주차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모호한 관련법규와 사회간접자본 부족, 정치적 불안등으로 투자심리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라파트 의장은 '홍콩만들기 꿈' 실현을 위해 외국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기획원에 환경, 건축, 도로, 상하수, 전력등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마스터플랜을 세울 것을 지시하고 통신망설치에 6억달러, 항만시설에 6천5백만달러, 공항 및 정유시설에 3천만달러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외국투자액은 올해 예상한 6억달러에 크게 밑돌고 있는상황이어서 가자시의 거듭나기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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