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만해도 대구섬유의 자존심을 지켜주던지역메리야스업계가 이제는거의 무대에서 사라졌다.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옛날의 '고향기업'인 '다보탑''청포도''지구표''금자탑''회전의자''아폴로''백두산'…. 그러나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당시 한세대를 풍미했던 지역의 메리야스업체들이지만 백양(BYC) 태창(빅맨)쌍방울(트라이)등 소위 '빅3'라 불리우는 대기업의 상표에 고스란히 옛명성을 물려주고 만 것이다.
이중 대부분은 이미 10여년전에 회사가 없어졌고 다보탑,회전의자,아폴로,백두산 정도만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있는 형편인데, 그나마 내의생산은 중단한지 오래고 운동복이나 봉제,직물쪽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냉엄한 시장경쟁원리가 메리야스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이다.이같은 현상은 양말 생산업체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사실 양말은 대구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 기술의 근원지였다. 지금은 없어진'칠복양말'을비롯 '동산양말''송복양말''신신양말''믿을양말''월광양말'등이 비록 규모는 적었지만 국내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었다.그러나 80년중반부터 불어닥친 대기업의 참여는 지역의 2백50여 업체들의 시장을 거의 뺏아버렸다. 특히 '빅3'사들의 참여는 치명적이었다.양말은 중소기업 고유업종인데도 대기업이 위탁생산으로 고유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을 대거 공략,중소기업들은 이제 하급품 생산업체로 전락하고 말았다.
중견업체조차 국내시장 공략은아예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해버리자 지역업체들은 겨우 어린이 양말을 생산하거나 수출쪽으로 신경을 쓰면서 오히려 대기업 눈치만 살피게 됐다. 결국 고유상표를 갖고 생산하고있는 업체는 손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이 유사상표 생산업체로 전락하고말았다.
이를두고 업계에서는 '허무한 몰락'이라고 표현한다. 지역업체들의 이같은몰락은 영세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메리야스업종의 성격상 홍보가 절대적인데도이를 소홀히했고 염색기술 개발미비로 결국 후발주자인 '빅3'에 시장주도권을 몽땅 넘겨주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영세 동종업들이 조합형태로 대량생산,홍보체제를 갖춰경쟁력을 갖춰야 하겠지만 지역에는 아직 이를 추진할 견인세력이 없고보니 딱하기만하다. 윤주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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