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문화 바꾸자(5)-신문·TV토론

매일신문등 일간지들의 후보자들에 대한 집중대담과 TV토론회등이 우리의 선거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같은 매체들을 통해 후보자들을 쉽게 검증할 수 있다. 후보자들도 쉽게 자신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쉴새없이 밀려드는 토론회 참석 요청이 싫지가 않다. 언론매체를 통한 토론이 선거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후보자들은 신문,방송의 토론 준비를 위해 예상질문뽑기와 답변준비에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알리는 기회를 놓칠수가 없다.대구시장후보들중에 한 후보는 지난달 30일 매일신문과 대구MBC의 합동토론회준비를 위해 1천개이상의 예상질문을 준비했다고 한다. 몇몇 후보는 패널리스트까지 동원해 혹독한 훈련을 쌓기도 했다.

TV토론제도는 종전 선거법에도 규정이 돼 있었다. 종전 선거법은 방송시설을이용한 대담과 토론제도를 인정하고 있었으나 단지 제대로 시행되지가 않았을뿐이다. 이번 선거법은 그러나 후보자와 연설원의 TV토론을 자유화했다. 짧은선거운동기간에 유권자들을 일일이 접촉할 수 없는 후보입장에서는 언론을 통한 홍보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여기게끔 됐다.

TV토론이 선거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영상매체가 가지는 영향력만큼이나 엄청나다. 선진각국에서는 TV토론이 선거의 대세를 좌우할 만큼 자리를 잡은지 오래지만 우리의 경우 지난 대선의 TV토론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번선거에서는 개정 통합선거법이 TV토론을 자유화하면서 신문,TV등언론매체가 새로운 선거의 장이 되고 있다. 이제이같은 토론회로 인해 기존밀실정치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됐으며 유세장 정치도 사라지게 됐다.TV스크린은 현대선거에서 공인된 선거운동의 장이 됐으며 TV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TV는 후보이미지를 부각시키고 후보들의 정견,정책을 공개하는데 좋은 수단이 되고 있으며 이를 확산시키는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이때문에 후보들은 외모와 몸짓 하나하나에도 잔뜩 신경을 쓰고 있으며 유권자와 상대후보에게 약점을 보이지 않기위해 사전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신문,TV등 언론매체 토론은 또 후보와 정책에 대한 정보원으로서 선거운동기간도 대폭 단축시켰다. 한꺼번에 수백,수천만의 유권자에게 후보들의 정책과공약을 전달해 대규모 동원에 따른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유권자들은 또 TV를 통해 후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어판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유권자들은 신문,TV 토론에서 후보들간의 정치적 쟁점이 부각됨에 따라 공약의 허실을 정확하게 판단할수도 있다.실제로 지난달 31일 대구MBC TV를 통해 생방송된 대구시장후보 초청토론회의경우 심야 시간대에 방영됐지만 시청률이 40%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이 후보토론회에 갖는 관심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TV토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TV토론을 통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다도 말솜씨와 외모 제스처등이강조돼 정치가 이미지화 될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정치를 '쇼'화해 유권자의 정치적 판단력을흐려놓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방송사가 처해 있는 우리의 사정등을 고려할 때 TV토론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지적들도 많다. 후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도덕성보다도 후보이미지를 조작해 메시지를 왜곡되게 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TV토론의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공신력있는 사회단체가 주관하는방식도 고려돼야 한다. 또한 TV토론과 함께 현장과 후보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신문의 상보가 항상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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