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업계 선거손에 시달리다

'6·27' 4대지방선거 전이 불붙으면서 각후보진영에서 지역경제계에 유형무형의 협조를 요구하는 물밑움직임이 부쩍늘고있어 불황에 시달리는 경제계가또다시 '선거몸살'을 앓고있다.이에따라 일부기업인들은 연락을 받지않기위해 사무실을 비우거나 카폰마저끄고다니는 경우도 있으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아예 해외출장을 떠나버리는 사례까지 생겨나고있다. 특히 일부기업에는 평소 전혀 모습을 보이지않던 각후보진영의 선거참모들이 사장실을 방문하는 사례가 잇따라 목격되고있어 음성적협조요청사례가 늘고있음을 짐작케하고있다.

또 경제계에서는 "대구경북지역 광역단체장선거는 물론 상당수지역 기초단체장선거가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이 예상됨에 따라 '현실적'으로특정후보만의 협조요청을 받아들일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부담이 될수밖에 없다고 말하고있다.

지역경제계에는 최근들어 오너들이 행선지를 밝히지않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잦아 바야흐로 선거철임을 실감케 하고있는데 ㄱ업체 대표ㅇ씨는 "불필요한 연락을 차단하기위해 외부전화를 선별해 받는것은 물론 카폰마저 끄고다닌다"고 말했다. 또 대구인근 공단의 목재가공업체인 ㄴ사 대표ㄱ씨는 기초단체장 후보진영의 협조요청을 거절하기힘들어 선거끝날때까지 중국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또 지난주말에는 평소정치권에 얼굴을 내밀지않던 지역기업인 ㅇ씨가 모정당지부당사에 나타나기도 했으며 12일오후에는 모정당고위간부ㅂ씨가 지역대형업체를 방문,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농수산물수출업자인 ㅇ씨는 "관내출마 구청장,시의원,구의원은 물론 연고가 있는 타지역 출마자까지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본업을 내팽개쳐야 할지경"이라고 푸념했다. 또 대부분 중소업자들은 "모든 출마자들과 직간접 관계가 있어 이눈치 저눈치를 살펴야하는 곤혹스런 입장"이라고 하소연하고있다.지역 주종산업인 섬유업계는 '보이지않는' 간섭이 종전보다 심해졌다고 말하고있다. 특히 섬유단체기관장들은 "혹시나 찍힐까봐" 투표때까지 지역을 떠나서는 안된다는 심리적 부담까지 안고있다.

최근 직물합리화 업종지정 연장도 행정보다는 정치권에 의해 해결된만큼 업계는 더욱 부담을 느끼고있는 실정. 그러나 '섬유불황'의 골이 깊어지고있는마당이라 이같은 무언의 압력이 자칫 업계의 반감을 살소지도 없지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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