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12월 14대 대통령선거. 대구경북은초반의 판세와는 전혀 다른투표결과를 낳았다. 당시 김영삼민자당후보에게 몰표를 안겨 주었다. 선거전동안 약진을 거듭하던 정주영국민당후보는 참패했다. "정주영을 찍으면 김대중이가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한 마디 때문이었다. 바로 DJ'효과'다.그리고 2년반의 세월이 흘렀다. 대구경북은 6·27지방선거를 불과 11일 앞으로 맞고 있다. 그런데 DJ'효과'가 되살아나려 하고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민자당일각에서 DJ'효과'를 불러 일으키려 하고 있다.15일 민자당정당연설회가 열린 수성구민운동장. 찬조연사로 나온 이치호위원장. 당대의 연설가라는 3선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2년반 전 맹위를 떨친 DJ망령을 되살리려고 애썼다. 그는 "대구정서라고 하면서 무소속 여당 야당정서로갈기갈기 찢어 놓으면 결국 DJ를 돕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 신호를 빗대 한 말이다.
그는 이어 "이사람은 반드시 대선에 출마할 것이고 8월에 이기택씨와 반드시깨질 것"이라며 "대구에서 민자당 후보가 깨지면 천하의 모든 민심이 DJ에게간다고 할 것"이라며 민자당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했다. "누구 좋으라고 민자당후보를 떨어뜨리느냐"는 것이었다. 자극적인 말의 연속이었다.DJ는 요즘 민자당 연설회의 단골메뉴다. 이위원장이 DJ'효과'를 되살리려 했다면 강재섭선대본부장은 DJ공격에 선두에 서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그에 반사되는 DJ'효과'를 최대한 거두려는 것이다.강본부장은 14일 평리중 정당연설회에서 김이사장의 최근 행보와 관련, "대선에 세번이나 실패한 뒤 평범한 시민으로 봉사하겠다며 눈물 흘리던 분이 목포에서 부터 야금야금 올라오고 있다"며 "아예 정치한다고 말하라"고 비난했다. 정치불신의 원인제공자라고 까지 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이 중심을 못찾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정리하자"고 했다.
민자당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당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로서는 결코 불리할 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난대선 때처럼 DJ'효과'가 일어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맹위를 떨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는 그 이유를 "우선 김영삼정부 출범이후 경남북 간에 깊게 팬 감정의 골때문에,그 다음이 전국선거가 아닌 지역 단위선거로 'DJ가 된다'는 논리가 잘먹혀들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DJ'효과'를 보기에는 민자당이 가지고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민자당에게는 DJ가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지푸라기'로 보이는 지도 모른다. 과연 DJ'효과'의 약발이 얼마나 들을지 주목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