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지사 선거전 변주-"'박정희'를 업자"

'박정희를 업어라'6·27지방선거에 출마한 경북지사후보들이 경북지역 밑바닥에 깔려있는 고박정희대통령에 대한 추모정서를 득표전략으로 연결시키고자 부심하고 있다.경북지사선거전에 뛰어든 후보가운데 가장 먼저 박대통령을 언급한 사람은무소속 이판석후보. 이후보는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찌감치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박정희대통령'이라고 선언하며 보수여권의 정서을 자극했다. 선거전이 이의근민자당후보와 맞대결구도로 짜여졌을때까지 무소속 이후보는 반민자정서를 박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득표전략으로 삼는데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자민련에서 갑자기 박대통령의 조카인 박준홍씨를 후보로 내세우자상황은 반전됐다. 박씨는 후보출마의 변을 통해 "박정희대통령의 유업을 되살려 제2의 민족중흥, 제2의 경북중흥을 일으키겠다"며 박대통령에 대한 향수를갖고있던 반민자성향의 구여권표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구미에서 후보추천대회를 가지면서 불을 당겼고, 14일에는 고박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씨가 박후보를찾아 대구에 내려왔다. '박정희'에 대한 기득권을 강조하고 나선건지도 모른다.

이판석후보진영이 알레르기반응을 보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후보진영은 경악에 가까운 감정을 가다듬으며 다시 득표전에 나섰다.이들이 다시 맞붙은 것은 14일 매일신문사와 대구MBC가 공동주최한 후보초청토론회에서다. '제2의 새마을운동론'이 바로 그것. 이판석후보가 새마을 정신을 국민운동이나 정신운동으로 전개해 나가자며 제2의 새마을 운동을 주창하고나선데 대해 박후보는 "새마을운동이 잘살아보자는 것이었다면 제2의 새마을운동은 지금 다시 그때 정신으로 되돌아가경북을 다시한번 건설해보자는 것이되어야 한다"며 이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자당 이의근후보는 두후보의 영역다툼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그 역시 새마을과의 관계는 "초창기부터 내무부새마을계장과 청와대새마을담당관을 지냈다"는 소회에서 유추해보면 특별한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 이후보는 차별화를구사했다. 자신도 그 시대에 애착을 갖고있지만 미래지향적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자체에 반대한다"고 단언하면서도 "새마을운동은 민간자율운동으로 영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무소속 이후보는 14일 구미를 찾아 박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 그러나 그곳의 분위기는 박준홍씨가 출마하기전과는 사뭇 달랐다. 냉랭했다. 구미에서만은 확실히 박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표로 연결될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박정희표'는 이제 경북지사선거전에 무시못할 변수로 자리잡았다. 그는경북에서 김영삼대통령과 대별되는 대통령으로 비치고 있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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