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가관리 능력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만든 옥천조폐창의 지폐도난사건은 지난 4월 도입된보충은행권 제도의 관리체계의 허점에서 빚어진 것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와는 별도로 재경원이 실태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밝혀낸 보충은행권 관리의 허점은 △보관창고가 없었으며 △간이보관함인 망차에 관리인 이외의 다른 직원의 접근이 쉬웠으며 △재고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요약된다.보관 문제의 경우 완제품은 작업장과 떨어져 있는 중앙창고에 완벽히 보관되고 있었으나 보충권은 불량품 교체작업의 편의를 위해 망차라는 간이보관함에담아 작업장 옆에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망차에는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을 차단장치도 없었고 잠금장치도 쉽게 열 수 있는 허술한 것이었다. 즉 보충은행권의 보안체계에는 하드웨어에서부터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더욱 한심한 것은 소프트 웨어의 부실이다. 망차 관리는 1일 2교대로 되어있는데, 그동안 관리인은 임무교대시 망차에 보관되어 있는 돈의 잔고와 장부에 기재된 잔고를 대조.확인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장부만 인수인계해온 것으로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옥천조폐창의 보충권관리는 '장부상의 액수 따로, 망차속의 액수따로'라는 외줄위에서 곡예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나마 장부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재경원 조사결과 지난달 22일보충권 2만2천장을 새로 찍어 망차에 보관해온 이후 이달 2일까지는 일일 점검을 했으나 이후 9일까지 7일동안은 점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충은행권 관리의 허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 검사 초기단계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밝혀졌다는 것은 앞으로 검사가 진행될수록 문제점은 더욱 더 많이 드러날 것임을 예고하고있다.〈정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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