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공원안 골프장 불허 당연

한동안 잠잠하던 여객기 납치사건이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났다. 범인은 동경지하철테러와 관련해 현재 구속수감중인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 옴진리교 교주의 석방을 요구하는 신도로 밝혀져 일본 열도를 또다시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여객기 공중납치사건은 21일 낮12시쯤 발생하여 15시간 40분뒤인22일 새벽3시40분께 막을 내렸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피랍여객기는 승객 3백50명과 승무원 15명을 싣고 이날 낮 동경하네다공항을이륙, 북해도 하코다테공항으로 향하던 보잉747여객기 ANA857편이었다. 범인은40대남자 한사람으로 기내에 있는 얼음송곳 하나로 맨먼저 여승무원을 위협하여 조종실에 침입, 항공기를 공중납치했다고 한다. 통상 항공기 납치는 그룹으로 짜여진 테러단에 의해 자행되며 납치테러단은 치밀한 계획아래 총·수류탄·폭탄등을 기내로 반입하여 사고를 저지르는게 상식이다. 그러나 이번 피랍사건은 우발적이라 할만큼 계획이 엉성하고 범인의 무기 또한 빈약하기 짝이 없었는데도 안전요원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꼼짝없이 당했다는데 문제가 있다.여객기 피랍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의 언론들은 '옴진리교의 복수' 또는 '옴교의 대반격'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했고 특히 TV 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현장중계를 통해 생생한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실 옴진리교의 복수는예정되어 있었다. 6월30일자로 발행된 '주간 포스트'는 '7월에 아사하라의 탈환계획이 있다'는 특집기사를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의 정보통을 인용, 보도한바 있다. 이기사는 아사하라뿐아니라 사린가스사건총책인 하야카와 요리히데(조천대수)까지 빼돌리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악랄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란것을 경고한 바 있다.그런데도 일본의 치안당국은 조종실체인 해외 지하조직을 파악하지 못했으며조직의 행동대원들이 국내로 잠입해 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그러나 일본정부는 사건직후 신속하게 대처하여 큰 피해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음은 큰 다행이다. 지난 77년 9월28일 일본적군파에 의해 하이재킹사건이 발생했을 땐 후쿠다 다케오(복전규부) 당시 총리가 초법적인 결단으로 구금되어있는 범인의 동료 9명을 석방하고 6백만달러를 지불한 적 있다. 그 당시의 상황은 그것이 최선이었겠지만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범인을 현장에서 체포한이번의 조처는 훌륭한 결단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웃 일본이 당하는 연이은 고통스런 사건을 지켜보면서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우리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방치하고 있다시피한 사이비종교의 피해가 언제 사회문제로 발전할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출입국의 관리문제와 여객기의 안전문제도 다시 한번 체크해봐야 한다. 지혜있는 사람은 간접경험을 생활의 거울로 삼아 환난을 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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