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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환경파괴 참혹상 실랄 풍자, 대구경북미수인협 '환경과 생명'전

환경문제가 사회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이 시대 미술인의 시각에 포착된지는 진작부터이다. 대구경북민족미술인협의회가 19일부터 25일까지 벽아갤러리에 마련한 제2회 '환경과 생명'전은 그래서 생경하기보다 친숙하게 느껴지며주제의식은 가볍지않게 다가온다.중진부터 신예 작가까지 46명이 참여해 개성있고 성숙한 작품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회화 평면부조 콜라주 설치작품 등 여러 형식의 작품을 내놓았고 표현기법과 소재도 다양하다.

환경파괴 현장과 그 참혹상을 표현주의 양식으로 고발하거나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은유한 것들, 반환경적 정책과 과소비행태에 대한 풍자를 담은 작품 등이 그중 큰 줄기이다. 유례없이 혹독했던 지난해 가뭄과 대구 최대 참사로 기록된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도 다뤘다.

유리설치작업으로 잘 알려진 전종철씨는 정수기에 각종 폐품을 채워넣어 작품화했다. 상단부에 산 물고기를넣고 유리조각이 흩어져 있는 수도꼭지밑 컵에는 죽은 고기를 둠으로써 식수오염과 환경파괴의 결과를 섬뜩하게 보여준다.무수한 물고기가 음각된 이완승씨의 '귀향', 거대한 흰색 알과 포클레인 잔해를 배치한 차웅규씨의 '알'도 설치작품으로 눈길을 끈다.폐사한 물고기와 인간 해부도를 한 화면에 모은 황현미씨, 골프공으로 뒤덮인 지구를 표현한 김미련씨, 공장 굴뚝위 검은 새를 콜라주한 정비파씨, 핏빛붉은 색이 가득한 화면에 새를 그린 김용범씨, 까만 산을 묘사한 조경현씨 등은 환경파괴를 형상화했다. 평면부조인 반상호씨의 '삶'은 종이로 빚은 인간군상을, 김규동씨 '가뭄'은 불타는 대지속 늙은 농부의 간난을 보여준다.이들이 보는 환경은 그러나 어둡지만은 않다. 까만 하늘아래 빌딩숲에서 손에 손잡고 하늘을 바라보는 이우정씨의 '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활짝 개화된 백미혜씨의 '꽃피는 시간'을 소중히 가꿔가면, 지구라는 태속에서 자라는김향금씨의 '생명'은 영원할 것이라는 해석도 마련해둔 터이다.〈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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