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144)

"우린 굿이나 보구 떡이나 먹자는 건가?"기요가 말했다.

"누가 잡든 조직은 못 건드리지. 음지에선 비합법이지만 양지에선 합법 아냐. 선거래야 이제 보름도 안남았잖아. 시키는 대로 공돌이를 위해 뛰어주는거지 딴 수 있어? 스무명을 풀 가동해서. 넷은 들러리고 골통 터지는 싸움은셋이니깐. 누가 되든 셋의 표차가 근소할 거야. 난 그렇게 봐"깡태가 말한다. 육번 룸의 문이 열린다. 찡오형이 얼굴을 내민다. 커피를 가져오라고 말한다. 채리누나가 커피 넉잔을 만든다. 소반에 담는다. 나를 보고가져 가자고 한다. 나는소반을 든다. 채리누나가 앞장을 선다. 조심해, 하고채리누나가 말한다. 육번 룸의 문을 열어준다. 소반을 탁자에 놓는다. 쌍침형이 차잔을 옮긴다.

"…자원봉사자 교육은 제가 맡겠어요. 애들을 대진 삼층으로 집합시켜줘요.매일 저녁 일곱시. 별도 봉사자도 그 시간에 합류할 겁니다"안경쟁이가 말한다. 그가 끈이 아닐까 싶다. 어디에도 끈처럼 길다란 구석은없다. 차돌맹이 같다. 끈이 나를 본다.

"나가 있어"

쌍침형이 말한다. 나는 홀로 나온다. 홀의 식구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꽁치 이야기를 하며 킬킬거린다. 룸 회의가 길어지는 모양이라고 기요가 말한다."포켓볼이나 한 게임칠까"

족제비가 말한다.

"난 안돼. 회의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해"

깡태가 말한다.

"너와 짱구는 빠져. 키유, 가자. 퀸에 있을게. 그리고 삐삐쳐"족제비와 기요가 밖으로 나간다.

룸회의가 오래 끈다. 짱구와 깡태는 스포츠 신문을 본다. 프로야구 이야기를한다. 둘은 한팀 편만 든다. 올해는 영 죽을 쑨다고 분개한다. 선수층이 늙은호랑이들이라 이빨이 빠졌다고 말한다.

육번 룸의 문이 열린다. 넷이 홀로 나온다. 짱구와 깡태가 차렷자세로 선다.그들이 밖으로 나간다. 쌍침형은 이제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절룩거리며 걷는다. 인희 아버지가 그랬다. 짱구와 깡태도 따라 나간다.

그날부터 끈이 단란주점에 자주 온다. 불곰형과 올때가 있다. 쌍침형, 찡오형과 함께 올 때도 있다. 주로 저녁시간이다. 육번 룸은 언제나 비워둔다. 그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양주 한 병이면 끝이다. 호스테스를 부르지도않는다.

손님들은 모두 선거 이야기만 한다.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이 뭘 하는 사람인지 나는 알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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