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철 지역정치인 참모

향후 정치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되는 6.27지방선거전에 후보자들 만큼, 어떤 측면에서는 후보자들 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는 정치인들이 있다. 각 후보 진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이 선거에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까지 걸고서 '맹활약'하고 있다.그러나 과거 이들의 행적을 되돌아 보면 최근의 행보는 언뜻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이 있다. 과거에 가졌던 관계와 지금 위치가 상반된 경우도 눈에 띈다.영원한 동지도,영원한 적도 없다는 정치판의 냉엄한 현실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각 후보 밑에서 움직이는 참모진들도 과거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 있다는 느낌이 짙다.

○…지금 대구시장과 경북지사선거전에 직접 개입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우선 민자당에는 대구선대위원장인 정호용의원, 선대본부장인 강재섭의원이있고 경북에는 경북도지부장으로선거전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는 김윤환정무장관과 선대위원장인 박정수의원 등이 있다. 자민련에는 대구경북에서 박준규최고고문과 김복동수석부총재, 구자춘부총재가 뛰고 있고 유수호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특히 대구에는 박철언전의원이 가세, 후보만큼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정치인의 과거행적은 어떤가. 모두 뿌리는 민자당출신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경쟁관계다. 정호용의원은 90년 4.3보선에서 무소속후보로 나서 이들 대부분과는 적대적인 위치였다. 그 상대방은 민자당의 문희갑후보였다. 당시 민자당의원 전원이 문후보를 지원했다. 문후보는 지금 무소속으로출마, 이들 모두와 경쟁관계다. 정의원은 14대총선에 당선된후 민자당에 다시들어갔다. 이들은 14대대선에서 김영삼후보의 당선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문후보는 그후 지구당위원장 직을 잃었다.

정의원의 의원직 사퇴주역으로 지칭되는 박철언전의원과 김윤환정무장관도지금 다른 위치에 있다.김장관은 이의근지사후보를 밀고 정의원은 조해녕시장후보 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금 다시 한 배를 타고 있으나 박전의원은 자민련에서 이의익후보를 지원, 이들과 또 다른 위치에 서있다.강본부장도 정계입문 때 부터 박전의원과 뗄래야 뗄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관계였다. 그러다 박전의원의 민자당탈당에 동참하지 않음으로써 갈 길을 달리했다. 이들은 지금 서로 다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국회의장 출신인박준규최고고문과 김수석부총재 구부총재 유의원 등은 이의익후보와 박준홍후보를 지원한다. 이들은빠르게는 대선직전민자당을 나왔거나 대선직후의 사정바람 그리고 김종필자민련총재의 민자당탈당과 행보를 같이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대선 때는 서로 지원한 후보가 달랐다. 그러다 지금 한 지붕아래 살고 있는 것이다.

○…이름이 알려진 정치인들과 달리 숨어서 일하는 참모진들도 얽히고 설킨것이 사실이다. 흥미로운 사례는 4.3보선에서 정호용위원장을 도왔던 김태우,노병수박사가 지금은당시의 '적'이었던 문희갑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것이다. 그냥 돕는 것이 아니라 본부장과 홍보실장등 핵심 참모다. 박전의원아래에있던 강용진박사도 지금은 이의익후보를 지원하는 옛어른과 달리 문후보를 지원, 2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전의원이 한창 때 그 아래에 있던 참모진들도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있다. 정재수씨와황태순씨 정도가 남아 있다. 반면 남칠우전지구당사무국장은박전의원이 몸담고 있는 자민련이 아닌 무소속의 이판석후보를 돕고 있다.강재섭본부장의 사람들도 강본부장과는가는 길이 다르다. 전지구당 사무국장 김종갑씨와 비서관이었던 임종우씨등은 무소속의 이해봉후보 선거를 돕고있다.

〈이헌태.이동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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