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방선거가 막판에 접어들면서 여야정당및 무소속 후보들은 상대후보의과거 경력을 들춰내며 서로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이같은 전력시비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선거에 본격 개입하고 자민련김종필총재가 지역감정을 자극한 이후 계속 상승조짐을 보여왔다.또 이번 지방선거 최대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가 민자 정원식, 민주 조순,무소속 박찬종후보간에 치열한 접전양상을 보이는 것도 전력시비를 가속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민자당은 이번 6·27선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김이사장과조순후보의 전력을 문제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자당은 김이사장이 호남지역등을 돌며 연일 정부와 김영삼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자 지난 19일 호외형식의 특별당보를 발행, DJ의 숨겨진 '비밀'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나섰다.
당보는 만화를 빌려 "선생님께선 5·18 6주년 추도사에서 '옥중에서 죽기를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실은 전두환당시대통령에게 '국가안보에 누를 끼쳐 책임을 통감하며 정치엔 일체 관여하지 않겠으니 미국에만 보내주셔서 치료를 받게해주신다면'하고 목숨을 구걸하고 계셨다"고 비아냥조의 어투로 김이사장을 겨냥했다.
또 지난 73년 4월24일 워싱턴 대학 강연에서도 "이북은 공산당으로 안정···이남은···혼란과 불안, 민생고만 극심···김일성이 주체성을 확립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이념문제까지 들먹였다.
여기에 민자당 이춘구대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대중, 김종필씨의지역등권론및 지역할거주의, DJ의 정계복귀및 정치적 신뢰성 부족등을 지적해온 그는 새로운 메뉴를 들고 나왔다.
이대표는 21일 의정부 정당연설회에서 "곧 80이 될 그분이, 한때 대통령선거에 나섰고 정계원로를 자처하는 그 분이 일생동안 군에 한번 가봤느냐. 나라지킬 걱정한번 해봤느냐"고 김이사장의 병역문제를 거론했다.그는 나아가 "6·25전쟁때 수없이 우리 동족을 살해한 김일성이 사망했을때조문을 안보냈다고 나무랐던 장본인이 아니냐"고 사상문제를 새삼 지적했다.김이사장이 자신을 '문민정부의 나팔수' '쿠데타 성공후 양민을 학살하고 갖은 악행을 자행한 하나회 출신'이라고 혹평한데 대한 분풀이 성격이 강했다.박범진대변인도 22일 김이사장이 전날 호남지역 유세에서 출마권리를 내세운데 대해 논평을 내고 "정계복귀가 아니라고 강변해오다 점차 그 정치적 노욕과흑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공천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선거에까지 개입하고 있으면서도 정계복귀가 아니라고 강변해온 김이사장이 이제 양파껍질을 까듯 '식언정치인'으로서의 정체를 노출하고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김이사장은 우리당 이춘구대표의 군경력을 비방하고 있으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보지 않은 병역기피자가 그런 비난을 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라며 "젊은 시절에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는지 설명하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조순후보에 대해서도 6·25 부역설등 전력을 문제삼았다. 박대변인은 "민주당측이 박찬종후보의 유신경력을 문제삼는다면 조후보의 6·25당시 부역설등 경력상 의혹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해명이 있어야 할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박찬종후보의 유신경력을 들추기 전에 보안사령관을 지낸 강창성의원등당내유신세력을 먼저 축출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박대변인은 "지금 시중에는 조순후보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조후보 '전력'을 집중 거론했다.
임정규부대변인은 "나라가 절단이 나든 말든 지역감정을 조장,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는 김대중, 김종필씨의 행동은 용이 못된 이무기들의 심술부리기라보아주기에는 국가장래를 위해 너무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그는 "구한말에는 한일합방서에 도장찍은 사람이 '망국노'였지만 지역감정을조장, 나라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이시대의 '망국노'"라고 혹독하게 비난했다.민자당은 JP에 대해서도 한결같이 '유신잔당' '한풀이정당'의 수장으로 치부하며 망국적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이춘구대표의 전력과 관련, "우리는군출신을 존경하지만 신군부에 붙어 사회정화위원장으로 죄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억압하던 그런 군출신은 결코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박대변인은 또 김덕용사무총장을 겨냥, "호남인을 존경하고 호남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권력에 기생하여 호남출신이 박해를 받을 때, 김영삼대통령이 호남에 인물이 없다고 차별할 때 아무 소리도 못한 김총장은 아니다"며 "이제와서 표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보며 애처러운 정치인이라고 규정한다"고비난.
설훈부대변인도 "이춘구씨는 12·12 군사반란과 광주학살을 자행한 '하나회'핵심으로 일찍이 청산됐어야 마땅한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이 김영삼정권의나팔수로 자리잡아 세대교체 운운하며 날을 새우고 있으니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선거대책위 박선숙부대변인도 전날 "이대표는 지난 십수년간 권력이 바뀔 때마다 변신하여 권력에 기생하며 미처 나열하기 어려운 수많은 정치적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날치기의 명수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세대교체론이 결코 모든 정치적 범죄행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민주당은 또 무소속 박찬종서울시장후보에 대해서도 비난공세를 강화하며 도덕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박대변인은 "박후보는 TV토론에서 거짓말을 연발, 진실성과 도덕성이 이미땅에떨어졌다"며 "도대체 박후보는 입을 몇개나 가지고 있는지 이렇게 거짓말을 밥먹듯하면 박후보의 지난 행적은 모두 정치쇼 아니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박후보측의 서울정책연구소가 지난 3월27일 발간한 'PSM계획'이라는민자당 입당 검토계획서가 일부 언론에 공개되었다"며 "지난 3월20일 무소속출마를선언하며 민자당 입당을 검토조차 한 적없다고 했지만 또다시 거짓말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
지난 87년 대통령선거후보단일화를 추진했던 조순형 이철 장기욱의원도 성명을내고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어 한 개인의 일시적 매명 선전에 이용돼 우리공동체의진운을 그르쳐서는 안된다"며 박후보의 삭발관련 주장을 거짓으로 몰아붙였다.
이들은 "박후보는 처음에는 명분상 대의에 동참하다 끝에 가서는 그 대오에서이탈해 결국 자기혼자의 개인 인기와 선전에 빠지곤 했다"며 "후보단일화 운동과정에서도 삭발이 '정치쇼'로 비쳐질 우려가 있어 이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는데 혼자서삭발한 채 다른 정치인들이 위약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소속 박찬종서울시장후보도 민주당 조순후보의 과거문제를 들추어내며전력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유신지지와 삭발주장 거짓말 시비등 연일 계속되는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전력들추기를 좌시하다가는 선거막판에 결정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고 정면으로 맞받아치기에 나섰다.
박후보측은 조후보의 이념문제와 유신지지 시비로 대응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72년 모 신문에 난 조후보의 유신찬양 기고문과 청와대 국기강하식 참석등을'보기좋게' 증명할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조후보의 고교시절 좌익서클 가입설이나 6·25당시부역설등 경력상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후보는 또 김대중이사장에게도 화살을 겨누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이상용대변인을 아태재단에 보내 "선생님 밑에 있는 사람들의 비열한 작태가 선생님의 용인없이 가능한 일이냐"는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조후보는 유신에 실질적으로 가담했고 5공 신군부에도 협력했고, 6공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금명간 책임있는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직접 만나 담판하겠다"고 김이사장과의 연계를 시도했다.박후보는 이와함께 민주당측 공격에 대한 해명에 애쓰고 있다. 그는 삭발사건과 관련, "당초 예정된 삭발식이 방송국 요청으로 연기되면서 두사람(홍사덕이철의원)의 마음이 바뀐 것으로안다"며 "기사까지 나갔으니 안할 수도 없고대신 삭발하는것으로 언론에 해명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유신지지 전력에 대해서도 장황한 설명을 통해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던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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