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속에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고통속에 안타까이 죽어가는 우리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산문가이자, 철학적 은자인 프랑스의 에밀 시오랑은, '내 생일날의고독'이란 명상에서 태어남의 잘못에 대하여 이렇게 적고 있다. "어떻게 하면내 슬픈 기도가 하늘에까지 가 닿으랴? 당신도 욥처럼 '내가 태어난 날'을 비통해 하며, 엉엉 울어본 적이 있는가? 몇날이고 잠 못 이루며, 그 영원한 외로움을 이겨내 본 일이 있는가?"이러한 외로움과 슬픔의 본원적 감정은, 뿐만아니라 "사람이 세상에 처음 생겨날 때 우수와 더불어 태어난다 -인지생야 여우구생"(장자, 지약편)고 하는저 동양의 현자에게서도 그대로 노정된다. 특히 장자의 경우, 구만리 창천을나는 대붕의 모습에 호쾌함을 느끼면서도 일견 근원모를 고독감에 젖어있음을우리는 배면에 떠올릴 수 있다.
이렇듯 끝간 데 없이 유폐되어 있거나, 무장무애하거나 간에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고독감은, 피할수 없는 인간의 조건이자 굴레일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들의 일회적인 삶이 뿌리째 부정되거나 무화되어야 하는가? 이는 단연코 아니다. 오히려 삶에 있어 시시각각으로 엄습해 오는 허무를 허무화하고,무의미한 그것에 의미를 부여함이 바로 우리들 문학의 중요한 몫이라는 점이며, 제대로 된 문학이라면 인간의 무명과 고독으로부터의 진정한 구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더욱이 살만한 가치가 있음으로써의 인생이 기실 모든 예술의궁극적인 내용이자, 위안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과 인생은 참으로 긍정되어야할 성질의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정녕 삶에 있어서나, 예술창작에 있어서더이상의 심연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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