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무관심과 주권행사

6.27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이 26일 자정을 기해 열전 16일의 막을 내린다. 선거운동이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 평가될까. 엄격한 통합선거법이 적용돼 표면적으로는 조용했으나 불법.타락양상이 예전보다 오히려심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선거막판 지역색을 조장하는 흑색선전 유인물이 나돌고 후보끼리의 담합, 금권선거 구태 재연 등 타락.과열양상을 띠긴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법이 나빠 지금까지 공명선거가 되지못했느냐는 혹독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먼저 4가지 선거를 동시에 치르다 보니 누가 누군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후보들과 운동원만 바빴지 유권자들은 남의 잔치 구경하듯 뒷전으로물러나 선거판세 읽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공통 의견이었다.유권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얼까. 지방자치선거에 대통령이 나서 정치권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이에 맞선 야당의 김대중.김종필 두 김씨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 정치혐오증이 재발한 탓일까. 지방화시대, 자치시대를 외치면서 정작 유권자들을 뒷방 늙은이 취급한 때문일까. 아니면 서로 네 흠이 더 크다며 이전투구를 벌이는 함량미달 후보들의 행태가 아니꼬왔던 것인가.

어쨌든 아무래도 좋다. 그러나 정치 무관심은 안된다. 27일 유권자 모두가투표장에 나가 투표에 참여해야한다. 찍어줄만한 후보가 없어도 흠이 가장 적은 후보를 골라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지연.혈연.학연.안면에 얽매여 권리를 행사해서도 안된다. 그래야 정치를 나무랄 자격이 있다. 정치를 욕하고 정당을 비판하고 정치인을손가락질하면서 그 손가락질받는 정치인을 뽑아준 사람이 누구인지 이젠 유권자도 한번쯤 생각해봐야한다. 신성한 주권을 제대로행사하지 않고 욕만 해봐야 우리 정치는 늘 30년전 40년전 그대로다.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정치의식과 비례한다고 한다. 자치시대에는 한 표를 행사하는데 그쳐서도 안된다. 주민의 '머슴'이 일을 올바로 하고 있는지 감시를 철저히 해야한다. 6.27선거는 주민이 '주인'대접을 받을지 '머슴'의 '종'으로 살아갈지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다. 주민이 주인대접을 받을때 우리의 '자치시계'가 거꾸로 돌지않을 것이다.

〈조영창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