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산 미오렌지 카운티 재정회생 찬반투표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27일, 파산선고를 받았던 미캘리포니아주 지방자치단체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지방재정회생 장기대책에 대한 주민투표가 실시된다.미국에서 가장 부유한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인 오렌지 카운티가 로버트시트론이라는 젊은 재정담당 직원의 증권투기 실패로 무려 1백70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파산선고를 받은 것은 약 6개월전.

파산 직후 지난 2월 새로 구성된 임시 카운티 집행부는 주민들이 물건을 살때마다 부과되는 소비세를 앞으로 10년동안 시한부로 지금보다 50% 올려 그에따른 세수입으로 카운티가 진 빚을 청산한다는 장기계획을 내놓았다. 27일 오렌지 카운티 주민들은 'R계획'(Measure R)이라고 불리는 이 장기대책에 대해찬반투표를 하게 된다.

그러나 투표결과는 비관적. 소비세율이 현행 5.5%에서 8.25%로 인상돼 납세자 1인당 연평균 약60달러의 세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이 대책에 대해 투표가실시되면 약 13%의 차이로 반대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주민들은 과거에는 지방재정을 금융파생상품이라는 매우 위험한 증권에 투자했던 시트론씨에 대해 분개했지만, 지금은 카운티 예산 절감을 위해 제살을 깎는 고통보다 세금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지방정부에 대해 더 분개하고있다.

카운티 임시 집행부는 "앞으로 10년만 고생하면 모든 게 정상이 된다. 그러나 이 계획이 무산되면 몇 세대를 걸쳐 고통이 계속될 것이다"라고 주민들을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카운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구노력을 요구하며 시가지 곳곳에서 'R계획'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칫 오렌지 카운티의재정상황은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상태에 빠지게 될 기로에 처해있다.〈워싱턴.공훈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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