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1~4층서 "필사의 절규"-삼풍백화점붕괴 구조 혼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부상자 구조작업에 나선 경찰,군,소방본부,서울시등 관계기관이 공조체제 미비와 장비부족으로 효과적인 구조작업을 벌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29일 오후 5시 50분 사고가 나자 10여분 뒤부터 군과 경찰, 소방대원등 6천여명의 인원과 소방차량 50여대, 대형 기중기 5대등 구조장비가 동원됐으나 정작 인명구조에 필요한 절단기등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해 구조작업이 지연됐다.

특히 군과 경찰, 서울시, 소방대원등 관계기관간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등 현장지휘체계가 일사불란하게 가동되지 않아 초기부터 구조작업에 혼선이 빚어졌다.

이같은 지적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스폭발사고,대구 도시가스 폭발참사,성수대교 붕괴사고 때도누누이 지적돼온 것으로 그때마다 당국에서는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공언해왔으나 결국 공염불이었음이 확인됐다.안전전문가들은 사고직후 붕괴된 A동 건물 지하 1~4층에 매몰된 사람들을구조하기 위해서는 지하에 공기파이프를 박아 공기를 주입하면서 포말식 고팽창 에어폼을 뿌려 불길을 잡은 뒤 구조작업을 벌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군경 합동구조반은 소방호스를 통해 지하에 물을 뿌리는 방법으로간단히 불길이 잡힐 것으로 판단, 사고직후부터 오후 8시께까지 소방호스를이용한 진화작업만 벌였다.

이로 인해 한때 꺼진 것으로 보였던 불길이 30일 0시께부터 다시 번져 구조작업이 1시간 이상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소방본부측은 특히 30일 새벽 1시께 미8군 소속 소방대측으로부터 에어폼,절단기등 구조장비를 갖춘 소방차량 5대를 지원받고도 곧바로 이를 화재진압에 사용치않고 소방호스를 이용한 방법을 고집하다 새벽 2시가 돼서야 뒤늦게 이 장비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해병전우회 회원 20여명등 민간구조대 1백여명이 사고직후 장비를 갖추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지휘체계 미비로 이들을 현장에 효과적으로 투입하지 못하는 문제도 노출됐다.

결국 구조에 동원된 각기관들이 초기에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지 못한채 필요한 장비 동원이 지연돼 효과적인 구조작업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면키 어렵다는게 현장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지 적이다.

한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무너진 건물지하 1층에 현재 1백여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사상자 구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경찰에 따르면 평일 오후 6시께 이 백화점에는 평균 5백~6백명의 고객이붐비는데 사고가 났을 당시에는 모두 1천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것이다.

이 가운데 식품점과 슈퍼마켓이 있는 지하1층에는 저녁찬거리를 마련하기위해 나온 주부등 고객과 직원등 모두 1백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여파로 인근 삼호가든 아파트도 연쇄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보고 이 아파트 A동 91세대와 C동 80세대 주민들을 긴급대피시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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